3월 경상흑자 62.3억달러···코로나19 팬데믹 여파 (1보)
3월 경상흑자 62.3억달러···코로나19 팬데믹 여파 (1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비스수지 적자 개선·본원소득수지 흑자전환 영향
4월엔 적자 전환 가능성↑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된 3월, 국내 경상수지가 62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수출부진이 지속되며 수출에서 수입을 뺀 상품수지는 줄었는데,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되고 서비스수지 적자가 감소하면서 전제 경상수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면면을 들여다보면 코로나19 여파가 고스란히 담겼다. 한국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져 해외투자자에게 지급되는 배당이 줄어든 영향으로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된 때문이다. 더욱이 경상수지의 허리를 담당하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됐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0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63억7000만달러) 대비 1억4000만달러 감소한 62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연속 전월 대비 흑자세를 이어갔다. 전년동월(50억4000만달러) 대비로는 흑자폭이 11억9000만달러 확대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전년 대비 두달째 감소세를 지속하던 경상수지가 지난 2월 반등, 두달 연속 확대됐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불어난 것은 본원소득수지가 개선된 영향이다. 3월 본원소득수지는 9억3000만달러로 전월(12억5000만달러) 대비 감소했지만, 전년동월(-6억1000만달러) 대비로는 15억4000만달러 확대돼 흑자 전환했다. 보통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에서 낸 흑자를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이 깎아내리는 구조였는데, 이번엔 뒤 바뀐 것이다. 

흑자전환 자체는 긍정적 요소지만, 그 이유를 뜯어보면 그렇게만 해석하긴 어렵다.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인한 해외투자자 배당금 지급이 축소된 영향이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재작년(2018년) 기업실적이 전년(2019년) 기업실적보다 좋아 본원소득수지 중 배당소득지급이 큰 폭 감소했다"며 "원화 가치 절하에 따른 배당유인 감소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상품수지 흑자는 70억달러로 전년동월(83억4000만달러) 대비 13억4000만달러 축소됐다. 수출이 전년동월(479억8000만달러) 대비 3.3% 감소한 464억2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전년동월(396억5000만달러) 대비 0.6% 하락한 394억2000만달러였다. 수출 수입 모두 전년동월 대비 감소 전환했다. 

통관 기준으로 대중(對中)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지만, 미국(16.8%), 유럽연합(9.5%) 등 다른 주요국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대중 수출을 제외하면 3월까진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이 본격화하지 않은 셈이다. 반도체·석유제품 등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단가 하락도 3월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3월 수출물가지수(전년동월비)를 보면 반도체(-15.8%)와 석유제품(-40.3%)의 하락폭이 컸다. 

수입의 경우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유 등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이 감소한 데 기인했다. 3월 수입물가지수(전년동월비)를 보면, 가스(-12.4%), 철강(-9.6%), 화공품(-5.4%) 등의 낙폭이 가팔랐다. 

서비스수지는 14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년동월 대비 적자폭이 6억4000만달러 줄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 수입과 지출이 모두 급감한 가운데 여행수입 감소폭이 지급 감소폭보다 여행수지 적자가 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억달러 늘어났다.

이로써 올해 1분기(1~3월) 경상수지 흑자는 136억1000만달러로 3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 4월 경상수지는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액 송금이 집중되는 4월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4월에도 외국인 배당금 지급과 수출감소에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3억9000만달러)를 낸 바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