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韓금융시장 '출렁'···5월 '불안한 출발'
미·중 갈등에 韓금융시장 '출렁'···5월 '불안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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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 넘게 급락 1800선 후퇴
원·달러 환율 1229원 급등···10.9원↑
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고를 헤쳐나가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이 미중 무역분쟁이란 또 다른 복병에 출렁였다.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만에 크게 하락하며 1900선이 붕괴됐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9000억원어치 주식을 시장에 내던졌다. 코스피가 급락한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치솟았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2.19p(2.68%) 급락한 1895.37에 종가를 찍었다. 전장보다 41.14p(2.11%) 하락한 1906.42에 출발한 코스피는 장 중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452억원, 805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이 물량을 받아 1조698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 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 금액은 종전 역대 최대인 2011년 8월10일의 1조5559억원을 넘겨 8년 9개월여 만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있는 것은 우리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재료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에 코로나19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수면 아래 머물렀던 미중 무역분쟁이 재차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중국의 책임이 크다며 중국에 1조달러(약 1200조원) 상당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와 환구시보는 이같은 미 정부의 주장에 증거없는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지난해 1월15일 1단계 무역합의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미중 무역분쟁이 재개될 가능성에 불을 붙였다. 

주식시장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계속 몰려드는 '동학개미운동'이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양상이지만, 언제까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달 코스피 지수가 1700~2000선에서 움직일 것이란 5월 비관론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동학개미운동의 결말이 또 다시 개인투자자들이 쓴잔을 들이키는 것으로 끝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5월 코스피는 실물경기와의 괴리가 심화됨에 따라 이격조정 구간을 거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재정과 통화정책의 폴리시믹스(Policy Mix·정책조합)에 의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소진된 반면 경기 회복은 아직까지 요원하다"고 말했다. 

증시가 흔들리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오른 달러당 122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 대비 7.9원 오른 1226.1원에 개장한 환율은 장 중 꾸준히 오름폭을 키웠다.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금융시장이 휴장하고 5일 어린이날 연휴를 앞둬 장중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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