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上高'·월풀 '下高' 특징···코로나19·환율 변수 '예측 불허'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2년 연속 1분기에 미국 월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제치고 가전부문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가 하반기 2위로 밀려났던 LG전자가 다시 정상을 탈환한 것이다.
글로벌 가전 시장의 '왕좌 자리'를 놓고 벌이는 이들 두 가전 공룡의 경쟁은 올 한해 전자업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부각될 전망이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의 등장과 함께 높은 환율 변동성이 무시 못할 변수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월풀은 최근 1분기 매출은 43억2천500만달러(약 5조2천억원), 영업이익은 2억6천만달러(약 3천16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LG전자의 생활가전(H&A 본부) 1분기 매출은 5조4천180억원, 영업이익은 7천535억원이다. LG전자 생활가전이 매출은 약 2천억원, 영업이익은 약 4천300억원 많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모두 LG전자가 월풀의 두배가 넘는다. 영업이익률은 월풀 6.0%, LG전자 생활가전 13.9%다.
LG전자 생활가전은 영업이익에선 2017년부터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매출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은 지난해 1분기 처음 월풀을 제쳤고 2분기에도 월풀을 앞섰다. 3∼4분기에는 다시 월풀이 앞서 연간으로는 LG전자 매출이 21조5천억원, 월풀 매출은 23조5천억원이었다.
2016년만 해도 LG전자 생활가전 매출이 17조원, 월풀이 24조원으로 7조원 가까이 차이가 났다. 하지만 지난해 격차가 2조원으로 그 격차가 확 줄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 1분기에 LG전자가 다시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가전업계에서는 건조기,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 이른바 신(新)가전 판매호조에 프리미엄 가전 시장 선점전략이 먹혀든 것이 월풀을 넘어선 주요인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들과 신가전을 앞세워 성장하는 반면, 월풀은 수년째 매출이 23∼24조원 수준에서 정체상태다.
올해도 LG전자와 월풀은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한 선두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LG전자는 에어컨이 많이 팔리는 상반기 실적이 두드러지다가 하반기에 실적이 부진한 '상고하저' 흐름을 보인다. 반면 월풀은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효과'로 하반기 실적이 두드러진 특징이 있다. 올해도 상반기에는 LG전자가, 하반기에는 월풀이 선전하는 이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라는 복병과 환율(달러 강세)이 변수로 등장했다.
코로나19 타격은 미국 의존도가 높은 월풀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장 비중이 월풀은 50%, LG전자는 20% 수준이다.
반면 환율은 LG전자에게 불리한 요인이다. 월풀의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 그 수치가 상대적으로 커진자. 때문에 LG전자가 상반기까지는 앞설 가능성이 높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알 수 없는 격전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