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한일 통화스왑은 잠시 잊자
[홍승희 칼럼] 한일 통화스왑은 잠시 잊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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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부 언론에서 일본에 방역물자 지원하고 한일통화스왑 체결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주장들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불안한 세계경제상황 아래서 통화스왑은 다양한 국가들과 큰 규모로 맺어두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 한일통화스왑을 단순히 한국에 대한 경제원조인 양 여기며 한일 관계에서의 무기로 사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이명박대통령의 독도방문이 빌미가 되어 만기 해지됐던 양국간 통화스왑은 이후 박근혜정부 시절 다시 체결 논의되다가 일본 측의 소녀상 철거요구로 인해 흐지부지됐다.

지금도 일본은 통화스왑 체결을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의 선물로 내세우며 한국정부의 굴복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대해 역대 정부에 비해 쉽게 타협하지 않는 것을 두고 현재 일본 정부가 꺼내들 카드가 통화스왑 뿐이라는 해석도 가능한 부분이다.

현재 한국은 일본을 제외하고 많은 나라들과 통화스왑을 체결한 상태이며 그 규모는 사전 한도를 정하지 않은 캐나다를 제외하고 총 1천932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고 한국은행이 밝히고 있다. 규모로 보면 대부분은 개별 국가와 맺은 양자 간 협약이 차지하지만 아세안 + 3과 맺은 다자간 협약 규모도 384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가운데 미국이 600억 달러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위안화로 체결된 중국이 달러 환산 약 560억 달러로 규모 면에서 미국에 근접하고 있다. 아마도 미국이 한미통화스왑을 600억 달러 규모로 체결한 배경에는 먼저 체결된 중국과의 통화스왑 규모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한일통화스왑에 목매달 이유까지는 없다. 있으면 좋지만 없다고 한국이 과거의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에 직면할 위험성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위기 당시 가장 먼저 빠져나간 자금이 일본 자금이었다는 아픈 기억을 가진 우리가 통화스왑을 무기로 경색된 한일관계를 푸는 데 우위를 차지하고 싶어 안달 난 모습을 보이는 일본과의 협약 체결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게다가 향후 예상되는 일본 경제의 위험성이 오히려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아직은 안전자산으로 치부되는 일본 엔화이지만 일본의 정부 부채 규모는 아무리 봐도 심상치 않다. GDP의 240% 수준에 이르는 정부 부채와 재정의 40% 가량을 국채 발행으로 메꿀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닌 일본의 상황은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대외순자산 규모가 9조 달러가 넘으니 일본 경제는 안전하다는 주장들도 한다. 이런 사실이 일본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믿게 만드는 이유다. 28년 연속 세계 1위의 채권국가이니 그런 평가도 분명 근거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일본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고는 1조3천여 억 달러로 전체 채권의 15%에도 못 미친다. 나머지는 개인을 포함한 민간부문에서 갖고 있는 외국 채권들이다. 정부 재정 위기에 곧바로 동원될 수 있는 국가 자산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간주되고 있고 그래서 외국자금의 이탈 위험이 없다고 하지만 실상 일본 국채의 외국인 투자비율은 10% 수준이어서 상당 부분 환상이 아닌지 의구심도 든다. 과거의 영광이 늘 미래를 담보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을 우리가 종종 외면하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일지도 모른다.

이제까지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일 수 있었던 이유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아직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라고 하지만 일본의 제조업은 시들어가고 있고 통화팽창을 통한 경제회복 노력은 불황기에 일본 경제를 더욱 수렁에 빠져들게 만들 위험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세계 경제지형은 크게 변할 수밖에 없고 현재 드러나는 정황상 가장 늦게 상황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 일본의 경제는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일본의 상황에서 한일 간 통화스왑 체결에 더 아쉬운 쪽은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한국은 코로나19 방역 성공을 계기로 국가 위상이 높아지며 외환관리에 유리한 입장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좀 더 당당한 경제외교가 필요할 때인 것이다. 적어도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우리가 아쉬운 모습을 보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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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희 2020-05-07 17:13:31
일본인 독자께. 통화스왑은 일방적인 빚이 아닙니다. 일시적 외환 부족시 자국의 통화를 상대국 통화로 교환하는 것으로서 상호적인 것입니다.

Lee 2020-05-06 15:55:28
この記事だが、日本の現状ついての説明をかなりしてはいるが、韓国との比較についてはまったく述べられていない。
又、韓国は米と通貨スワップを締結しているが、これは、借金なので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