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꽁꽁'···비제조업 두달째 '사상 최악'
기업 체감경기 '꽁꽁'···비제조업 두달째 '사상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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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4월 BSI 51 '3p↓'···대기업·자동차·반도체 '심각'
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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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내수부진이 본격화하면서 비(非)제조업(서비스업)의 체감경기는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에 이은 두 달 연속 역대 최저치 경신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BSI는 전월 대비 3p 하락한 51을 기록했다. 4개월 연속 내림세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5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락폭이 3월(-11p)에 비해 축소되긴 했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1월(75) 이후 4월까지 하락폭이 24p에 달한다.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달 BSI 지수는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4개월째 하락하며 급격히 얼어붙은 데다,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면서 비관적 인식이 지배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3∼21일 전국 3696개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4월 비제조업의 업황BSI는 전월 대비 3p 내린 50을 기록했다. 이는 종전 최저치인 지난달 수치(53)를 경신한 역대 최처치다. 비제조업 체감경기가 2달 연속 역대 최악을 기록한 것은, 코로나19발(發) 내수부진으로 산업용 전기 및 가스 판매가 감소하면서 전기·가스·증기 기업이 전월 대비 18p나 악화된 탓이 컸다. 건설 수주 감소 영향을 받아 건설업(-9p)도 타격을 받았다. 

다음달 비제조업 체감경기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5월 비제조업의 업황전망BSI(50)는 전월에 비해 2p 하락했다. 이 역시 두 달 연속 사상 최저치를 새로 쓴 것이다. 항공 여객 감소, 항공 및 항만 물동량 감소 영향을 받아 운수창고업이 10p 급락하는 가운데 전기·가스·증기(-11p), 건설업(-6p) 등도 내림폭이 커질 것으로 조사됐다. 

4월 제조업 업황BSI는 전달보다 4p 하락한 52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쳤던 2009년 2월(43) 이후 1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방산업(자동차) 부진으로 전기장비(-12p) 기업들이 크게 안 좋아졌고, 자동차 부품 수출이 둔화되면서 자동차(-10p)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반도체 및 통신장비 관련 전자부품 수출이 감소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3p) 기업도 타격을 받아 전체 제조업 업황BSI를 끌어내렸다. 

기업규모와 형태별로는 대기업(-6p), 중소기업(-1p), 수출기업(-8p)은 하락했으나, 내수기업은 전월과 동일했다. 

5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전월에 비해 4p 빠진 50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9년 3월(50) 이후 최저치다. 자동차 (-12p), 전기장비(-9p), 전자·영상·통신장비(-5p) 등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ESI는 8.0p 내린 55.7을 나타냈다. 이는 2008년 12월(55.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SI는 지난해 9월(91.7) 이후 90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2월(87.2) 80대로 떨어진 뒤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계절적 요인과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6.7p 하락한 64.5를 기록했다. 역대 최저치이자,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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