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1분기 실적 뜯어보니···수익·건전성 '엎치락 뒤치락'
4대 금융 1분기 실적 뜯어보니···수익·건전성 '엎치락 뒤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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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당기순이익 신한·하나↑국민·우리↓
이자이익은 'KB'·비이자이익은 '우리' 선두
NPL커버리지비율은 '신한'···리스크 관리 앞서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 1분기(1~3월) 성적표를 받아든 금융지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경제 충격에 따른 금융불안과 0%대 초저금리 상황에서 4대 금융지주사들은 3조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건전성 지표와 수익성 지표 등 실적 면면을 살펴보면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일회성 요인을 빼면 되레 실적이 후퇴한 지주사가 있는가 하면,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4~6월) 리스크 관리가 우려되는 지주사도 있었다.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사진=각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올 1분기 총 2조83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2조8788억원) 대비 1.4% 줄어든 수치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보다는 높은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신한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9184억원) 대비 1.5% 증가한 9324억원으로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로, 9000억원대 순이익을 올린 것은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KB금융이 7295억원으로 2위를 점했고, 하나금융이 657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은 5182억원을 기록했다. 이들 금융지주사 가운데 전년 대비 순익이 증가한 곳은 신한금융(1.5%)과 하나금융(20.3%)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13.7%, 8.9%씩 줄었다. 

다만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호실적도 일회성 요인에 기댄 측면이 크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인수한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의 실적이 올해부터 100% 반영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법인세 및 대손충당금 환입과 오렌지라이프 지분인수 효과를 제외한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약 85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7.4%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임금피크제 퇴직비용 1260억원이 일시적으로 반영돼 순이익이 16.8%나 감소한 5560억원에 그쳤었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퇴직비용이 실적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지난해 1분기 하나금융은 6820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고, 이렇게 되면 올 1분기 순이익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불가피 했다. 

핵심이익지표인 순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막상막하였다. 순이자이익 절대 규모는 KB금융이 2조3492억원으로 신한금융(2조39억원)보다 컸지만, 전년 대비 성장세는 신한금융(5.0%)이 KB금융(4.3%)을 앞섰다. 하나금융의 순이자이익은 1조4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증가했고, 우리금융은 1조4630억원으로 0.6% 확대됐다. 

비이자이익 부문은 우리금융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3140억원)은 전년 대비 15.9% 증가해 다른 지주사들을 압도했다. 우리금융과 달리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신한금융(7342억원)과 하나은행(4782억원)은 각각 10.6%, 10.9% 전년 대비 줄었고, 특히 KB금융은 35.9%나 급락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환율, 주가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비이자이익 부문 가운데 기타영업손익이 2773억원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4대 금융지주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50% 내외에서 관리되고 있었다. 건전성 지표로 꼽히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부실 우려가 있는 채권의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우리금융이 0.45%로 가장 우수했다. 다음으로 하나금융(0.47%), KB금융(0.50%), 신한금융(0.54%) 순이었다.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비율은 신한금융이 146.9%로 가장 높았다. 신한금융이 상대적으로 여신 리스크를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이 각각 141.4%와 128.7%로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은 107%로 가장 낮았다. 

0.50%P의 빅컷(큰 폭의 금리인하) 기준금리 인하 영향과 코로나19의 충격파에 따른 충당금 부담,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올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 1분기에는 4대 금융지주 대부분이 선방했지만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금융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4대 은행의 실적을 보면 은행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NIM이 금리인하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4대 은행 중 NIM이 가장 높은 KB국민은행도 전분기 대비 0.05%p 떨어진 1.56%를 나타냈다. 신한은행(1.41%)과 하나은행(1.39%)도 제각기 0.05%p, 0.02%p 하락했다. 우리은행(1.38%)은 0.01%p 상승했지만, 전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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