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에 소비심리 금융위기 수준 추락···취업·집값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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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4월 CCSI 70.8 '7.6p↓'···석달째 악화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일부 완화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6일 시민들이 명동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이 일부 완화된 후 첫 주말인 지난 26일 시민들이 명동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소비자심리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 소비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경제관련 각종 심리를 지수화한 소비자심리지수가 11년4개월 전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앞으로 경제 충격이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취업기회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망은 줄었고, 가계부채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응답은 늘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크게 꺾였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0.8로 전월에 비해 7.6p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2월(72.8) 이후 11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이달까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여전히 부정적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행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급격히 마비돼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 심화 등에 따라 경기 관련 지수와 가계 재정상황 관련 지수가 모두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수의 세부 항목을 보면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와 앞으로의 전망이 모두 금융위기 때 만큼이나 나빠졌다. 현재 경제상황을 드러내 주는 현재생활형펀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월보다 6p 하락한 77로 2009년 3월(71) 이후 가장 낮았다. 2009년 3월이면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찍었을 때다. 

생활형편전망CSI(79), 가계수입전망CSI(83), 현재경기판단CSI(31), 향후경기전망CSI(59)는 모조리 2008년 12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악화됐다. 특히 소비지출전망CSI(87)는 관련 통계가 조사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한 구직활동 위축과 채용일정 연기로 취업기회전망CSI는 전월 대비 6p 빠진 58을 기록했다. 이 역시 2009년 3월(55) 이후 최저치다. 대내외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 증대로 임금수준전망CSI(102)도 전월과 비교해 7p 하락해 2008년 7월 이후 최저치로 꼬꾸라 졌다.  

가계 부채상황 인식도 나빠졌다. 가계부채에 대한 인식인 현재가계부채CSI, 가계부채전망CSI는 전월 대비 4p, 3p씩 올라 각각 104, 102를 기록했다. 현재가계부채CSI의 경우 2018년 8월(10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CSI(96)는 전월 대비 16p나 급락했다.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으로, 2017년 8월 정부의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당시에도 동일한 낙폭(-16p)이 나타났었다. 코로나19 사태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정부의 규제정책 등으로 주택가격 하락 전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이 본격화됐던 지난 3월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축소됐다"며 "향후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의 확산세 전개 양상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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