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BBK 재수사"…대선구도 '안개속'?
靑, "BBK 재수사"…대선구도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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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권연장 마각 드러냈다" 강력 반발
反한나라, '재수사' or '특검' 이견...특검에 '무게'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노무현 대통령이 16일 정성진 법무장관에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 신뢰 회복을 위해 BBK 사건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하도록 지휘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2000년 1월 광운대 발언 동영상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정 장관에게 "검찰이 열심히 수사했지만, 국민적 의혹 해소와 검찰의 신뢰회복을 위해 재수사를 위한 지휘권 발동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해철 민정수석이 발표했다.

전 수석은 노 대통령의 검찰 재수사 지휘권 발동 검토 배경에 대해 "이 후보가 2000년 1월 BBK 투자자문회사를 설립했다는 내용을 담은 본인의 육성 동영상이 공개되었다"며 "이 후보의 BBK 관련 여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있었으나, 국민적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고, 오늘 공개된 이 후보의 육성 동영상은 그간 국민이 품었던 검찰 수사결과에 대한 의혹을 더욱더 확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검찰 재수사 지휘권 발동 검토를 지시하면서 "현재 국회에서 특별검사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가장 실효성있는 조치를 강구하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이같은 판단은 BBK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도 있는 동영상물이 등장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즉, 더 이상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지 않은 채 대선을 치를 경우 야기될 수도 있는 여러가지 가능성에 대해 최고통수권자 차원에서 일종의 결단을 내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처럼, 청와대가 대선일을 불과 3일 앞두고 대선전의 최대변수인 BBK문제와 관련 재수사 검토를 지시하고 나섬에 따라, 선거전에 미칠 파장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BBK문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의 향방에 따라 선거전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권연장의 마각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반한나라 세력은 만시지탄이지만 기본적으로는 환영한다면서도 재수사냐 특검이냐의 방법론을 놓고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특검'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우는 듯하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 최재천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열고 "17일 국회의장이 지정한 심사기일인 12시를 넘겨 특검법이 통과되면 특검에 의한 재수사가 된다"며 "청와대는 특검을 수용할 것인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표명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그동안 청와대가 검찰의 BBK 수사내용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다가 국민여론과 새로운 증거가 드러나면서 재수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며 "뒤늦은 감이 있고 국민이 혼동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최 대변인은 "결론적으로 재수사는 특검에 의한 재조사를 의미하는 것이고 청와대가 오늘 굳이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며 청와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권영깅 민주노동당 후보측 박용진 대변인은 "재수사 지휘권 지시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면서 "청와대의 조치는 검찰이 이명박 후보의 정치적 경호실장 노릇을 하고 있다는 권 후보의 지적을 지적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보이며 재수사 뿐 아니라 이명박 특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BBK 사건은 전면 재수사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직권으로 검찰총장을 해임하고 수사팀을 교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16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실을 밝히고 추악한 거짓을 알리는 일에 정파가 어디 있으며 유불리가 어디 있겠느냐"며 "공동 대처를 위해 이명박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간의 5자회동을 전격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 캠프 이혜연 대변인은 "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한다"면서 "BBK 동영상의 법률적 의미와 대선 이후 국민적 혼란을 예상한다면 당연할 결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하나라당은 "청와대가 선거 막판에 선거 중립을 포기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의 지원군으로서의 본색을 드러냈다"며 강력 반발했다.

박형준 대변인은 "검찰이 재수사를 할 것 같으면 (BBK) 특검은 바로 포기해야 할 것"이라며 "재수사를 할 것 같으면 특검은 의미 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또 "청와대마저 범죄자를 매개로 한 ‘반이명박’ 동맹 지원군으로 나섰다"며 "정권 연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마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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