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대한항공 유증 대표주관 놓고 '눈치'
증권사, 대한항공 유증 대표주관 놓고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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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국투자·NH투자證 등 거론
시장 상황 악화···조건 따라 주관사 '부담' 커질수도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심각해진 경영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주관사 자리를 두고 증권사들의 눈치싸움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영업차질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막기 위해 5000억~1조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 주관사 및 인수단으로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관사 후보로 거론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대한항공에서 대형증권사들과 유상증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규모나 주관사에 대한 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증권사들의 의견을 (대한항공이) 듣는 중이고, 어떻게 진행할지 등 세부적인 내용이 진행될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회사가 놓여져 있는 상황이나 둘러싸고 있는 시장환경 등이 (주관사 신청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회사채 등 자금조달을 위한 발행이 성공하기 어려운 시점에서 주관을 맡는다고 하면 증권사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여객 매출 중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중단하는 등 매출 급감이 이어지며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대한항공이 발행한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에 대한 조기상환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항공운임채권 ABS는 항공권 판매로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 가운데 하나다.

대한항공은 이달 16일부터 오는 10월 15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 간 유급 휴직을 실시했고, 경영진도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부사장급 이상은 월급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고강도 자구안을 실시하고 있다.

경영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대한항공에 대한 신용등급도 낮아진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2일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하향검토)'로 조정했다. 대한항공의 ABS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하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공모 유상증자시 남는 실권주는 주관사가 떠안게 된다. 실권주란 기존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인수되지 않거나 인수가 됐어도 납입기일까지 납입되지 않아 권리를 상실한 잔여주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주의 자금 부족으로 납입이 어려울 때에도 실권주가 많이 발생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실권주가 발생하게 되면 주관사가 가져가게 된다"며 "기업의 적정한 가치평가를 통해 시장에서 납득이 갈만한 가격을 제시하는 게 기본적으로 주관사의 책임인 만큼 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아직 유상증자와 관련된 세부내용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를 비롯해 다른 곳에서 지원을 어느정도 받을 수 있는지가 정리되면 유상증자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리할 것으로 보이며, 주관사가 확정된다면 아마도 대한항공 측에서 먼저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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