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달의민족'(배민) 등에 맞서기 위한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도입 의지를 다시 한 번 드러냈다. 17일 경기도는 이 지사가 이날 전북 군산시를 찾아 공공 배달 앱 '배달의명수'의 장단점 등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군산시 월명로에 있는 배달의명수 가맹점을 찾아 골목상권 애로사항을 듣고, 공공 배달 앱 사용 효과를 확인했다. 이어 배달의명수 운영사(아람솔루션)에 들러 이준 아람솔루션 대표 등과 실질적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아람솔루션에서 배달의명수 시스템 구동·결제, 가맹점 관리 현황 등을 살펴본 이 지사는 "시·군 단위, 시·도 단위로 따로 운영하면 망하는 수가 있다"며 지방자치단체 간 공동운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지방정부간 네트워크를 통해서 통합운영을 하는 것이 서버 운영 등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반으로 자동 전환되면 서울사람이 군산에 와서 놀면서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지사 판단이다.
이 지사는 특히 배민 같은 민간 배달 앱의 독점을 경계하면서 공공 배달 앱은 디지털시대에 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으로 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옛날에는 산 한번 넘어가려면 오솔길, 찻길 등 길이 많았는데 거기에 고속도로 뚫고, 터널 만들어서 지날 때마다 10%씩 내라하면 안 갈 수도 없고, 다른 길로 갈 수도 없다. 이것이 독점의 폐해"라며 "공공 배달 앱은 디지털 인프라다. 하나의 SOC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군산시가 예산 1억3000만원을 들여 개발한 배달의명수는 올 3월 첫선을 보였다. 배달의명수에 대해 군산시는 행정만 지원하고 서비스 운영과 결제, 가맹점 관리, 소비자와 분쟁 등은 아람솔루션이 맡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군산시민 26만7000여명 중 7만명 이상 가입한 상태다.
이 지사는 지난 9일 강임준 군산시장과 배달의명수 기술 이전, 상표 무상사용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14일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코로나19로 성큼 앞당겨질 4차 산업 혁명과 디지털 경제 시대, 실패의 저주를 뚫고 지역화폐 기반 공공 배달 앱을 성공시켜, 디지털 SOC 확충이라는 또 하나의 모범을 만들어 보이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