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1분기 실적 '먹구름'···2분기 호전 가능성은?
석유화학 1분기 실적 '먹구름'···2분기 호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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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수요부진 '이중고'→저유가에 나프타 가격↓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도 부진을 면치못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요 침체가 맞물리면서 석유화학 '빅2'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저유가 지속에 따른 원가 하락 효과가 예상되면서 향후 뜻밖의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7일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최근 3개월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2754억원) 대비 42.48% 감소한 158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은  7조71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15% 증가할 전망이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업스트림(upstream) 스프레드 축소와 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한 1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지 부문의 경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영향 소멸로 적자폭은 1035억원 축소될 것으로 추정되지만 코로나와 폴란드 공장 증설에 따른 초기비용 증가로 흑자전환은 2분기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부문은 유가 하락 전 구매한 고가 나프타 사용으로 원가 구조는 불리했지만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과 폴리비닐클로라이드(PVC) 가격이 예상보다 견조했다"며 "전지 부문의 경우 원통형전지 출하량 증가로 적자규모가 예상보다 축소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롯데케미칼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957억원) 대비 80.89%나 쪼그라든 565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6.67% 감소한 3조4736억원으로 예상된다. 시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발생한 대산공장 화재 사고 관련 손실이 수익성 감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나프타 가격 급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효과와 대산공장 사고에 따른 기회손실 비용이 이익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1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나프타분해공정(NCC) 스프레드 개선은 수익성 개선에 소폭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2% 감소한 983억원, 매출액은 6.71% 늘어난 2조3863억원으로 추정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초소재 부문 실적은 나프타 가격 급락과 폴리실리콘 사업 중단으로 소폭 개선 될 전망"이라며 "태양광은 주요 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외부 활동 제약으로 2분기 실적 불확실성은 존재하지만 구조적인 요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34% 줄어든 817억원을, 매출액은 4.34% 감소한 1조219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로나 확산에 따른 반사 수혜로 NB라텍스(Latex)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기대치는 상회할 전망이다. NB라텍스는 니트릴 장갑의 원료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1위 니트릴 장갑 업체인 톱글로브(Top Glove)는 최근 전체 생산능력 대비 2배의 주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석화의 올해 2월 NB라넥스 누계 수출량은 약 12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1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비(非)OPEC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는 5월 1일부터 6월 말까지 일일 97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저유가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전 거래일과 같은 19.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1분기 말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3.3달러로 연초 대비 64.4% 떨어졌다.  

유가 하락에 비해 제품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가 절감을 통한 스프레드 확대로 향후 석유화학업체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핵심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올해 초 1t당 50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최근 2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개월 수준의 원료투입 래깅을 감안하면 원가 절감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지난 16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산업계 대책회의에서 '나프타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을 건의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작년에만 950억원의 관세 비용이 발생했다"며 "일본, 중국 등도 영세율을 지속 적용하고 있는 만큼 나프타에 대한 긴급 영세율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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