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위기 이후 첫 특수채 매입···최대 수혜자는 산업은행
한은, 금융위기 이후 첫 특수채 매입···최대 수혜자는 산업은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산업은행.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특수은행채 매입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KDB산업은행이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이날부터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현행 국채와 정부 보증채 외에 산업금융채권(산금채), 중소기업금융채권(중금채), 수출입금융채권(수은채) 등 3개의 특수은행채와 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한다. 

한은이 특수은행채를 사들이는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약 1년간 시행된다. 

한은이 은행 특수은행채를 직접 사 자금을 공급하면, 국책은행들은 더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은이 특수은행채 유동성을 높이고 수요기반을 확충해 채권시장의 원활한 자금순환을 일으켜 자금시장에 숨통을 터 주게 되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은 '실탄'을 대부분 산금채와 차입금 등으로 조달하고 있다. 예수금(예금)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고 전해진다. 산은이 다른 국책은행에 비해 원화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결과적으로 더 많은 돈이 투입되는 셈이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2곳이 발행해 국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원화채권은 총 1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산은이 발행한 산금채가 약 101조원으로 80%가 넘는 비율을 차지한다. 이에 더해 최근 산은은 이사회에서 올해 후순위 산금채 발행 한도를 최대 4조원으로 승인했다. 만일 이 산금채가 이번 조치가 시행되는 기간 안에 유통시장에 풀리면 한은이 단순매매로 모두 사들이는 게 가능하다. 

특수은행들이 국내 시장에서 원화채권을 발행한 것을 한은이 직접 매입 한다는 뜻은 아니지만, 산은과 수은 등이 발행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특수은행채를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팔길 원한다면 한은이 이를 매입해 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은이 산금채를 모두 사주는 형국이라 산금채 수요가 증가해서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안정돼 산은이 적잖은 이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