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상장 中주식 기피현상 '여전'···"'디스카운트'부터 해소돼야"
국내상장 中주식 기피현상 '여전'···"'디스카운트'부터 해소돼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장사 10곳 모두 올 들어 하락···절반은 동전株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기업發 불신 확대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식 평가절하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계 상장사 모두 주가 부침이 이어지고, 절반은 동전주로 전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투자심리 악화를 야기했지만, 시장에 자리한 '차이나 포비아'가 여전한 점이 주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 13곳 가운데 거래 중지된 3곳을 제외한 10곳 모두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의 평균 하락률은 19.2%에 달한다. 이중 △씨케이에이치 △헝셩그룹 △로스웰 △글로벌에스엠 △골든센츄리 등 절반인 5곳은 주가가 1000원 미만은 동전주로 떨어졌다.

중국 현지를 근거지로 삼는 중국계 상장 기업들은 생산·제조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투자자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관측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이로 인해 사업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여겨진 중국계 기업들의 부침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진전된다는 말이 있지만, 불확실성을 품은 시선들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계 상장사인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사업보고서 제출 일정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고, 금융감독원에 지연제출에 대한 제재 면제 신청을 했다. 이후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회사 측은 "주요 종속회사가 중국에 소재해 있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19 회계연도 외부감사 및 재무제표 작성 등이 지연돼 신청한 것"이라며 "당국으로부터 제재 면제 대상으로 승인되면서 회사는 2019 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등을 이달 30일까지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이 부진한 주된 이유는 코로나19 영향보다는 장기간 상존하는 '차이나 리스크'에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국내 증시에 나쁜 선례를 남기고 퇴출된 중국 기업들은 시장에 깊은 불신을 심어놨고, 이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007년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총 24곳이다. 이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 4곳을 포함한 11곳이 각종 허위·불성실공시, 회계부정 등을 일으켜 자진 상장폐지하거나, 증시에서 쫓겨났다. 2011년 코스피 상장 후 1000억원대 분식회계로 상장 2개월 만에 거래 정지 후, 증시에서 퇴출된 고섬은 대표적인 '차이나 리스크' 사례로 꼽힌다.

차이나그레이트와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지난해 4월 나란히 거래정지 조치를 받았다. 차이나그레이트는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받았고, 이스트아시아홀딩스는 사업보고서 제출 기한 직전까지 감사인 선임을 하지 않아 감사보고서를 제때 발행하지 못해 거래정지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심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것은 중국발(發) '디스카운트'가 지속한 영향이 크다"며 "2007년 발생한 '고섬사태'가 13년이 지난 현재까지 회자되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으로 낙인찍히면 그 대상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심어지는 '스티그마 효과'가 중국 기업들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계 상장사들은 이달 안으로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다. 국내 기업은 사업연도 경과 후 90일 안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외국기업은 120일 이내인 4월 말까지 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총에서 한국 투자자들과 적극 소통하는 등 신뢰 회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황 연구위원은 "중국 기업들은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배당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는 등 더 나은 퍼포먼스를 쌓아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골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그간 중국 기업들이 강하게 보여준 나쁜 선례로 시장에 불신이 여전한 터라, 이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해소되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사실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