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도미노 파산 눈앞···정부, 모든 수단 동원해야"
항공업계 "도미노 파산 눈앞···정부, 모든 수단 동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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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조종사연맹·연합노련 청와대 앞 공동기자회견
"대대적 금융지원·장기적 대책 마련 시급"
조종사 자격 유지 한시적 완화·'해고제한법' 도입도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 노동조합 연맹 소속 30여 명은 14일 오전 11시경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기의 항공산업, 정부지원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 노동조합 연맹 소속 30여 명은 14일 오전 11시경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기의 항공산업, 정부지원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고용 8만여 명, 연관 종사자 25만여 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며 "정부는 항공사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대대적인 금융지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으로 국내 항공업계가 파산위기에 처한 가운데 조종사, 지상조업사 등 항공 및 공항 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정부에 신속한 금융지원과 장기적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과 전국연합 노동조합 연맹 소속 30여 명은 14일 오전 11시경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위기의 항공산업, 정부지원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고용 8만여 명, 연관 종사자 25만여 명에 달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있다"며 "정부는 항공사들이 버텨낼 수 있도록 대대적인 금융지원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조 연맹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등 국내 7개 조종사 노조가 모여 만든 단체다. 전국연합 노조연맹은 지상조업사인 한국공항 노조와 EK맨파워 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국가들은 '확산방지'를 위해 입국금지를 취하고 있어 항공사들은 여객기 자체를 띄울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실상 매출이 제로에 가까워 인건비 등 수억원대의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최현 대한항공노조 공동위원장은 "지난 50년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에서도 대한항공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이라 여겨 교민, 해외 근로자, 유학생 등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전 세계 어디든 망설임 없이 비행기를 띄우며 최선을 다해왔다"며 "이러한 항공사들의 의지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은 도미노식 파산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최 위원장은 현 정부의 태도가 응급환자가 발생했는데 수술비가 있는지 여부를 따진 뒤에야 수술을 하는 꼴이라고 비유키도 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항공사들이 직면한 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항공사업장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해놓았으면서 정리해고 등 폐업위기에 직면해있는 이들을 방관한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외 정부의 금융지원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사진=주진희 기자)
(사진=주진희 기자)

한태웅 에어부산 조종사연맹준비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미국 74조, 프랑스 60.5조, 독일 무한대, 싱가포르 16.5조 등 대출 지원과 더불어 직접보조금, 세금 면제까지 전방위적인 지원대책을 발표했다"며 "우리나라도 국책은행을 통한 금융지원,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보증, 세금 감면, 임금보조금 지급, 항공기 운항 중단으로 힘들어 하는 공항지역의 모든 조업사까지 정부지원을 확대해 붕괴 직전의 항공산업 전반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 지원을 발표했다. 그러나 한달 반이 지났으나 절반의 지원도 채 완료되지 않았고, 신용문제 등 조건도 매우 까다로워 대형항공사(FSC) 말고도 제외되는 항공사들이 생겨난 사태다.

2월 급여 60%와 3월 전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며서 국내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셧다운(Shutdown)'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의 공정배 조종사연맹 부위원장은 이스타항공 경영진의 책임 및 직원 고용안정을 촉구키도 했다. 공 부위원장은 "이스타항공의 실질적인 오너는 총선에 출마하고, 오너 가족은 지분 매각으로 현금을 챙기며, 정부는 대출을 막고 구조조정을 부추기고, 아무 잘못 없는 직원들만 회사에서 쫓겨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문에는 조종사 자격 유지 조건의 한시적 완화 요구도 포함됐다. 기존 대한민국의 조종사들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국토부 고시 운항기술기준을 준수해 직급별, 기종별 비행 경험과 훈련에 따라 자격유지를 하고 있다. 그러나 휴업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입국이 불가해 일부 기종의 경우 모의훈련장비(시뮬레이터)를 통한 훈련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사태가 5월 넘겨 장기화될 경우 조종사의 경우 운항 자격 유지 어려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UAE)도 에미레이트 항공사 조종사의 자격 유지 조건을 4개월간 자동 연장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며 "국토교통부는 항공사별 휴업 상황과 전망, 훈련 장비 현황 등을 전수 조사해 미래에 닥쳐올 조종사들의 대량 자격상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부당 해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상조업사와 협력사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한편, 전국 공항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고, 공항 노동자에 대한 해고 요건을 강화하는 '해고제한법'을 도입해달라고 요구했다. 조상훈 한국공항 노조위원장은 "최근 기내 청소를 하는 업체에서 폐업신고를 했다"며 "그나마 1차 지상조업사는 유·무급휴직을 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상황이 장기화 되면 대다수 2차 지상조업사 협력사들은 폐업할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개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경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는 항공산업 지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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