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IB 부진에 '곡소리'···1분기 순익 전망 '반토막'
증권업계, IB 부진에 '곡소리'···1분기 순익 전망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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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영향···IB 비중 큰 대형사에 '직격탄'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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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사들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했던 기업금융(IB) 부문이 되레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자리잡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등 부문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대규모 감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추정치가 있는 주요 증권사 6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0일 현재 638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1조593억원)과 비교해 39.69% 급감한 수준이다.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8558억원에서 4028억원으로 52.93% 줄면서 불과 1개월 만에 반 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사별로 보면 한국금융지주의 순이익이 757억원으로 추정됐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2613억원)보다 무려 71.0% 급감한 수준이다. NH투자증권도 순이익이 1716억원에서 590억원으로 65.6%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고, 삼성증권(-62.9%)과 미래에셋대우(-51.0%)도 지난해 대비 큰 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증시 거래 점유율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 역시 1분기에는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67%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주요 증권사들의 IB 실적 비중이 커진 영향이다. IB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상장(IPO)주선, 인수합병(M&A), 금융자문, 신용공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영업 부문이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나 트레이딩 등 부문과 달리 비교적 증시 흐름을 덜 타기에, 증권사들의 '실적 버팀목'으로 존재했다. 지난해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에도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시현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IB 관련 영업이 급격히 위축됐다. IB 업무를 원활히 영위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부문 비중이 큰 대형 증권사들은 그만큼 실적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IB부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전년보다 33.8% 증가한 2648억원이다. 전체 순이익(6643억원) 대비 39.86% 비중이다. 3분기까지 대등했던 트레이딩 부문(2142억원)을 크게 압도했다.

NH투자증권은 2508억원의 IB수수료 수익을 올려 전체 순이익의 52.64%를 차지했다. 2018년 4000억원에 육박한 수탁수수료는 지난해 23.1% 줄어든 3035억원을 기록, IB수익과의 간극이 좁혀졌다. KB증권의 전체 순이익(2901억원) 대비 IB 비중은 59.46%로 집계됐다. 1725억원으로 전년(1029억원)보다 67.6% 급증한 영향이다.

2018년 1910억원에 그쳤던 한국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이듬해 2886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순이익의 40%를 점한다. 삼성증권은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IB부문도 지속 성장하며 추격 중이다. 지난해 1444억원의 IB수익을 거둬 전년보다 55.9% 급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상반기 집중되는 IB딜소싱의 경우, 코로나 영향으로 미팅 및 실사 등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규제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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