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3주구' 수주전, 삼성물산-대우건설 2파전 압축 
'반포3주구' 수주전, 삼성물산-대우건설 2파전 압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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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친 반포주공1단지 전경.(사진=서울파낸스DB)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전경.(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수주전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맞대결 구도로 확정됐다. 대어를 잡기 위한 본 게임이 시작된 만큼 두 건설사의 '눈도장 찍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0일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이날 오후 2시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다.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곳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두 곳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들이 1시 20분쯤 입찰제안서를 들고 조합사무실에 입장했고, 이어 대우건설이 1시 35분경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2월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대우건설 외에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롯데건설 등이 참여했으나, 나머지 건설사의 '9회 말 등판'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 "보증금 先납부" vs 대우 "제안서 先제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입찰 마감 전부터 치열한 기 싸움을 펼쳤다. 삼성물산은 지난 6일 조합에 입찰보증금 중 현금 부분인 200억원을 먼저 납부하며 입찰을 확정지었다. 이에 질세라 대우건설은 입찰 마감일 하루 전인 지난 9일 입찰제안서 제출을 마쳤다. 조합원들에 눈도장을 찍기 위해 '1번' 타이틀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장외 경쟁은 일찌감치 시작됐다. 이날 둘러본 단지 인근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에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홍보물로 가득했다. 입찰제안서의 내용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삼성물산은 '래미안' 브랜드를, 대우건설은 '주거명작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강조하고 있다.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에 있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광고판. (사진=이진희 기자)

단지명은 대우건설만 공개한 상태다. 대우건설은 전날 제출한 입찰제안서에 '트릴리언트(Trilliant) 반포'를 단지명으로 표기했다. 다이아몬드의 광채를 높이기 위해 고깔 형태로 연마하는 '트릴리언트 커팅' 방식과 같이 반포3주구가 가진 잠재력을 미래 가치로 극대화하려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아직 단지명을 확정 짓지 않았다. 다만 프로젝트 콘셉트를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으로 설정했다. 반포 내에서도 차별화되는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을 계승하고, 대를 이어 살고 싶은 주거의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각오가 담겼다.

◇"경쟁 구도 반가워"···'사업 조건'이 관건

두 건설사의 참여에 조합원들은 '잘된 일'이라며 반색했다. 앞서 두 번의 유찰 끝에 지난 2018년 7월 수의계약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터라 '경쟁 구도'가 성립된 것에 대해 반가움을 표하는 분위기다.

조합사무실 앞에서 만난 조합원 이 모(60)씨는 "반포3주구 조합원들은 그동안 시공사 선정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면서 "많은 시공사가 경쟁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두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전의 관전 포인트는 입찰 제안서다. 조합원들은 브랜드 자체의 경쟁보다는 제안서에서의 '사업 조건'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통 건설사의 인지도, 브랜드 가치에 따라 어느 정도 선호도가 갈리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다른 조합원은 "HDC현대산업개발과 마찰이 빚어진 후에 조합원들도 입찰제안서, 사업조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서 거의 박사 수준"이라며 "브랜드로 가르지 않고 입찰 제안서를 토대로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은 이날 계약서 간인과 토론을 거쳐 제안서 비교표 작성을 마칠 계획이다. 비교표는 서초구청에 전달된 후 조합원들에 공개된다. 조합 관계자는 "2시30분부터 본격적으로 회의에 들어갔지만 아직 비교표 작성이 끝나지 않았다"며 "작성된 비교표는 서초구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은 총 사업비가 8087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존 1490가구를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다시 짓는다. 조합은 5월 이후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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