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레버리지 원유 ETN'에 소비자경보 '위험' 발령
금감원, '레버리지 원유 ETN'에 소비자경보 '위험'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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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보 도입 8년 만에 사상 첫 최고 등급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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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감독원은 9일 최근 극심한 과열 양상을 보이는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에 소비자경보 '위험' 단계를 발령했다.

이번  '위험' 경보는 금감원이 지난 2012년 6월 소비자경보 제도를 도입한 후 최고 등급을 발령하는 첫 사례다. 소비자경보는 사안의 심각성 등을 고려해 '주의'→'경고→'위험' 3단계로 운영된다.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의 지표가치와 시장가격 간 괴리율이 이례적으로 폭등하고 있음에도, 유가 반등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대거 몰려 피해가 예상돼 긴급히 최고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고 금감원 측은 전했다.

지난해 말 61.1원이던 국제 유가가 최근 20원대까지 급락하면서 향후 유가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유가연계 상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레버리지 ETN 상품(삼성·신한·NH·미래 4개사 판매 기준)의 월간 개인 순매수 금액은 지난달 3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1월(278억원) 과 비교해 10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이에 전날 종가 기준, 주요 레버리지 ETN 상품의 괴리율은 35.6%~95.4%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측은 "ETN은 지표가치에 연계돼 수익이 결정되고, 유동성공급자(LP)가 6% 범위 내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괴리율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면 기초자산인 원유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기대수익을 실현할 수 없다. 오히려 시장가격이 지표가치에 수렴해 정상화되면 큰 투자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투자자는 괴리율에 해당하는 가격차이만큼 잠재적 손실을 부담하는 것이다.

또 ETN 지표가치보다 높게 매수한 투자자는 상환손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ETN은 상환 시 시장가격이 아닌 지표가치를 기준으로 상환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향후 관계기관과 ETN 발행사 등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내에 ETN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박종길 금감원 금융상품분석실장은 "금융상품 관련 이상 징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신속히 소비자 경보를 발령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소비자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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