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부동산 지표 줄줄이 '쇼크'···"아직 바닥 아냐" 
코로나19에 부동산 지표 줄줄이 '쇼크'···"아직 바닥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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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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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본격적으로 부동산 관련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매수심리가 얼어붙자 주택사업에 이어 분양 경기 전망치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지표가 개선되기 힘들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 연장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경기지표들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9일 주택산업연구원 등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42.1로 전월 대비 8.9p 하락,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HBSI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5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해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 이상이면 기대감이 높고 그 이하면 기대감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의 HBSI는 전달 대비 8.6p 하락한 59.6으로, 60선이 무너졌다. 서울 HBSI가 50대를 기록한 건 지난 2017년 9월 이후 31개월 만이다. 지방광역시 역시 40~50선에 그쳤다. 부산(42.8)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광주(55.1)와 울산(54.5)도 60선에 미치지 못했다.

건설사의 분양시장 체감경기를 뜻하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도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4월 전국 HSSI 전망치는 52.2로 전월대비 14.5p 떨어졌는데, 조사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50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분양사업 경기에 대한 침체인식이 짙어졌다. 서울(66.6)과 인천(61.3), 경기(61.1)는 60선을 유지했지만, 그 외 지역은 30~50선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저 수준의 전망치를 나타냈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정책연구실장은 "건설사들이 온라인을 통한 사전마케팅에 나서고 있으나, 코로나19로 분양일정, 자금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자의 체감경기도 악화하고 있어 시장의 양극화와 국지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표가 악화하고 있는 것은 아파트값도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떨어지며 2주 연속 하락했다. 

특히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재건축 아파트값(-0.31%)은 주간 변동률 기준으로 봤을 때 2013년 6월 28일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12.16 부동산대책, 2.20 대책 등 부동산 규제책이 연달아 나온 상황에서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지면서 경기에 민감한 재건축 단지가 타격을 받은 모양새다.

문제는 지금 상황을 바닥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도입 유예기간을 3개월 연기하고, 긴급 융자지원, 세제 감면, 일정 지연에 따른 공사 기간 연장 지침 등의 지원책을 제공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코로나19가 확산이 언제쯤 잡힐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게 우려의 핵심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12.16대책 이후 불거진 매수자의 관망세가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커지는 불안심리는 주택시장으로의 수요 유입을 제한할 수 있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다면 집중된 분양 물량과 맞물려 건설투자 회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비인기 지역인 지방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중될 위험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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