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 0.75% 금리동결···'한국판 양적완화' 효과 주시
한은, 연 0.75% 금리동결···'한국판 양적완화' 효과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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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금통위원 5중 4명 마지막 회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네 번째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연 0.75%p)을 결정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로 내린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유동성 공급 대책이 속속 시행된 만큼 그 영향을 지켜보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9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이주열 총재 주재로 열린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동결했다. 한은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7월, 10월 기준금리를 0.25%p씩 내렸다. 올해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해 지난 3월 12년 만에 임시 금통위를 개최, 기준금리를 0.50%p 하향조정해 사상 첫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바 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가운데 0.25%p를 넘는 '빅컷'이 단행된지 얼마되지 않아 시장에서는 금리동결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중 89.0%는 금통위가 이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같은 설문에서 전문가 81%가 동결을 예상한 것 보다 높았다. 이달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11.0% 수준에 불과했다.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가깝게 도달해 있다는 점이 한은에게는 부담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금 한은이 시급히 대응해야 것은 돈의 값을 싸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돈을 투입하는 역할"이라며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이 가동됐고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해 주겠다는 방침도 밝힌 상태로, 그것들을 재확인하고 점검할 때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경기 침체와, 글로벌 동반 경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은 전례없는 '돈 풀기'에 나섰다. 국고채 단순 매입, 무제한 RP 매입을 단행했다. 특히 무제한 RP 매입을 두고 시장 안팍에서는 '한국판 양적완화(QE)'라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한은은 한미 통화스왑을 통한 외화 자금 공급에 더해 채권시장안정펀드도 가동했다. 

향후 최대 관심사는 코로나19 악재 영향에 따른 회사채 시장의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증권사에 대한 회사채 담보 대출을 허용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간부회의에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해주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편, 이날 금통위는 민간 위원 5명 중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는 △고승범 △신인석 △이일형 △조동철 4명의 금통위원이 참석하는 마지막 정례회의다. 다음 금통위부터는 새로운 4명의 금통위원을 맞이하게 돼 새로운 '매(통화 긴축 선호)'와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의 갑론을박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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