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짜는 소셜커머스 vs 숨고르는 유통공룡···이커머스 '진검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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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위메프·티몬 등 원조 소셜커머스 3사 오픈마켓 전환
롯데, 통합쇼핑몰 '롯데온'···신세계, 'SSG닷컴'-'SSG페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신사옥.(사진=위메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신사옥.(사진=위메프)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국내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이달 중순 께 2019년 실적을 발표한다. 올해 탄생 10돌을 맞은 쿠팡·위메프·티몬 등 원조 소셜커머스 3사가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자)으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전략 짜기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롯데·신세계 등 기존 유통 공룡들 역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눈을 돌려 뒤늦게 시장에 뛰어 들었다. 아마존 같은 뚜렷한 승자가 없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8일 위메프는 지난해 실적을 최종 집계한 결과 연간 거래액 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8년(5조4000억원)보다 18.5% 증가한 수치이며,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성장률(14.2%) 역시 넘어섰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4653억원, 영업손실은 2018년(390억원)보다 94% 늘어난 7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의 경우 지난해 연말 370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한 데 따라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위메프는 수익 보다는 외형 성장에 집중한 결과라고 짚었다. 위메프는 지난해 오픈마켓으로 사업 전환을 이뤘다. 이를 통해 직매입을 줄이고 입점사를 최대한 늘려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위메프는 올해 거래액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등 외형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티켓몬스터(티몬)는 지난달 흑자에 성공했다. 티몬은 지난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1억6000만원 이익을 냈다. 이는 창립 10년만에 첫 월간 흑자 달성이며 쿠팡·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유통 기업 중 최초다. 티몬은 올해 연간 흑자를 내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티몬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실 쌓기에 힘을 쏟으며 적자 폭을 줄여왔다. 티몬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임커머스 플랫폼 구축이 첫손에 꼽힌다. 협력사에겐 단기간 내 폭발력 있는 판매량과 강력한 홍보 효과라는 가치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겐 온라인 최저가보다 낮은 특가상품들을 구매하도록 해 자선 순환이 이뤄지도록 했다. 티몬은 연간 1000억원 넘게 냈던 적자를 지난해 700억원 안팎으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에 따르면, 이번 흑자가 일시적인 비용을 줄여 만든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분기와 연 단위로도 지속할 수 있도록 실적개선을 설계했다. 또한 내년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준비도 시작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중 독보적 입지를 구축한 쿠팡의 지난 한 해 거래액은 12조원으로 추산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쿠팡이 지난해 7조원 안팎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8년 매출 4조4277억원, 영업손실 1조97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1조원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3년 법인 설립한 쿠팡의 누적 적자는 약 3조원에 달한다. 

쿠팡은 상품을 직매입해 자체 배송인력(쿠팡맨)을 통해 다음날 배송해 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넘어 새벽배송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 로켓배송을 위해 물류센터를 24개까지 늘렸고 2021년 완공을 목표로 대구에 약 10만평 규모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중 가장 큰 이 물류센터는 영남 전역, 충청·호남지역까지 담당하는 물류 거점이 될 전망이며, 총 투자비용만 3200억원에 이른다. 앞서 쿠팡은 쿠팡이츠를 앞세워 배달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쿠팡의 매출과 거래액은 올해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쇼핑이 오는 28일 백화점, 마트, 롭스 등 롯데쇼핑 7개 계열사를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롯데온(ON)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롯데온 캡쳐)
롯데쇼핑이 오는 28일 백화점, 마트, 롭스 등 롯데쇼핑 7개 계열사를 한 번의 로그인으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롯데온(ON) 서비스를 선보인다. (사진=롯데온 캡쳐)

이런 가운데 최근 롯데·신세계 등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도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롯데쇼핑이 오는 28일 선보이는 그룹 내 통합쇼핑몰인 롯데온에서는 백화점·마트·슈퍼·닷컴·홈쇼핑·하이마트, 롭스 등 그룹 내 7개 계열사 쇼핑몰을를 로그인 한번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온을 실현하기 위해 3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며 공을 들여왔다. 롯데온을 앞세워 앞으로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을 현재 3배인 2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롯데온 출범과 함께 결제도 롯데쇼핑 통합 결제로 진행된다. 

유통맞수인 신세계그룹 역시 온라인 통합 법인 에스에스지(SSG)닷컴을 내세워 온라인 사업을 확대한다. SSG닷컴은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전년 대비 27.7% 늘어난 844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앞서 자회사인 이마트는 신세계I&C로부터 600억원에 SSG페이(쓱페이)를 인수한 바 있다. 이마트는 올해 SSG닷컴의 거래액을 지난해 2조8000억보다 25% 늘린 3조6000억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기업들이 온라인 시장으로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도 치열해지겠지만 그만큼 시장과 서비스 질도 함께 성장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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