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선방한 삼성·LG전자, '진짜 위기'는 2분기
코로나19 속 선방한 삼성·LG전자, '진짜 위기'는 2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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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영업익 6조원대로 전망치 소폭 상회
LG전자, 영업익 1조원대 복귀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코로나19 팬데믹 악영향 본격화하는 2분기 불확실성 증대"
삼성전자, LG전자 전경 (사진=각 사)
삼성전자, LG전자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속에도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앞세워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켰고, LG전자도 생활가전이 실적을 견인하며 영업이익 1조원대로 복귀하는 등 '깜짝 실적'을 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이 3월 이후 본격화한 만큼 2분기에는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산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첫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한 모습에 한숨 돌렸지만 악영향이 본격 반영될 2분기 실적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전자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증권가 평균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매출은 55조원, 영업이익은 6조4000억원을 거뒀다. 이는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 6조1232억원을 다소 상회한 수치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악재가 확산하자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실적을 줄줄이 5조원대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6조원대를 지켜내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은 반도체가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고,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에 환율 효과까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갤럭시20의 판매 부진으로 큰 실적 악화가 예상됐던 스마트폰도 환율 효과에 힘입어 일정 수준의 실적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TV·생활가전·디스플레이 부문은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LG전자는 매출 14조7287억원, 영업이익 1조904억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영업이익 컨센서스(8700억원)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LG전자는 '상고하저' 계절성에 따라 생활가전(H&A) 부문과 TV(HE) 부문이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지만 이익이 많이 나는 프리미엄급 제품 비중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또 코로나19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스마트폰과 자동차 부품 솔루션(전장) 부문은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브라질 캄피나스 공장의 조업 장면.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브라질 캄피나스 공장의 조업 장면.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두 회사가 올해 1분기 예상 외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업계 시선은 2분기로 쏠린다.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 세계로 번진 데 따른 타격은 2분기 실적에 본격 반영되는 만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글로벌 생산기지와 유통망 셧다운이 3월 들어 본격화했기 때문에 스마트폰, 가전, TV 등 세트 분야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미뤄지는 등 세계 소비심리가 위축한 데 따른 영향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언택트(비대면) 환경 확산 등에 따라 반도체 부문이 선전을 이어가며 2분기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은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수록 반도체 부문 불확실성이 확대하는 점도 부담이다.

한화증권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코로나19가 2분기 내에 거의 종료돼야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소비자 의존도가 높은 생활가전·TV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LG전자는 코로나19 후폭풍이 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매출 비중이 각각 30%, 50%에 달하는 만큼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4434억원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금융투자업계 컨센서스인 6824억원 대비 35%나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체들의 2분기 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한편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면 상반기에 위축했던 시장이 되살아나면서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대신증권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2분기와 연간 실적이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상반기에 위축했던 수요가 3분기를 기점으로 회복되고 각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3분기부터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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