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 내리고 '노도강' 오르고···"2008년 금융위기 데자뷔"
'강남3구' 내리고 '노도강' 오르고···"2008년 금융위기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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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 (사진= 부동산114)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동구)' 아파트 매매가격 추이. (사진= 부동산114)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1분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은 오름폭이 커졌다. 이같은 흐름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값은 △노원 4.59% △강북 4.25% △성북 3.80% △동대문 3.44% △도봉 2.77% 등 9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고가아파트가 집중된 △강남 0.65% △서초 0.42% △종로 0.38% △송파 0.25% △용산 0.25% 등은 대출 규제로 오름폭이 크게 줄었다.

부동산114는 최근 이런 흐름이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의 가격 흐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하면 외부 쇼크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께 부동산가격이 급등했던 '버블세븐지역(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 가운데 2008년 강남3구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진 반면,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은 리먼사태 발생 직전까지 상승했다.

2007년 말 대비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8년 7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은 △노원 22.23% △도봉 21.80% △중랑 18.87% △금천 12.48% △강북 12.42% 등 서울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급등한 반면, △송파 -4.26% △강동 -4.09% △강남 -2.16% △서초 -1.61% 등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00년대 이후 가격상승을 주도했던 버블세븐지역과 강남권 재건축시장이 각종 규제로 2007년부터 하향세를 보였고, 2008년 강남3구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그러나 서울 노도강 등 강북권과 경기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움직이며 2008년 상반기까지 상승폭이 확대됐고, 리먼사태 발생 직전까지 오름세가 이어졌다.

현재에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승세를 견인하던 강남3구 아파트값이 강력한 대출 규제와 보유세 부담,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3월 들어 일제히 하락 전환됐다. 하지만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이어진 서울 노도강과 성북, 동대문 등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오름폭을 키웠다.

서울 이외에도 경기에서는 수원, 군포, 화성, 의왕, 하남 등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비규제지역 및 저평가지역의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상승폭이 커졌으며, 인천 연수 또한 새로운 풍선효과 지역으로 거론되며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이처럼 정부 고강도 규제책과 보유세 부담 등으로 강남3구 집값이 하락하는 반면,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 남부권은 중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기침체 장기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매수 심리 위축이 강남권은 물론 서울·경기 외곽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던 서울 노도강을 비롯해 수도권 외곽지역에서도 리먼사태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임 연구원은 "보유세 부담으로 6월 이전 양도소득세 혜택을 받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1분기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들마저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크게 뛴 지역부터 가격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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