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조양호 회장 1주기···한진그룹 미래 여전히 '안갯속'
故 조양호 회장 1주기···한진그룹 미래 여전히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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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조원태, 경영권 분쟁 1차전 '승'···3자연합간 장기전 돌입
'코로나직격탄' 항공업 위기···경영정상화·지배구조 개선 '관건'
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요 임원들은 고 조양호 전 회장(사진)의 별세 1주기를 맞아 오는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을 방문해 추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한진그룹)
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요 임원들은 고 조양호 전 회장(사진)의 별세 1주기를 맞아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을 방문해 추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항공산업의 선구자로 평가받았던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한진그룹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 내·외부 악재로 인해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주요 임원들은 고 조 전 회장의 별세 1주기를 맞아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을 방문해 추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한진가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 배우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참석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 잡고 경영권 분쟁 중심에 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

이는 지난달 열린 제 7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완승을 거뒀으나 3자 주주연합이 장기전에 대비해 주식을 끌어모으는 등 분쟁의 불씨가 아직 살아 있는 만큼 조 전 부사장이 선영을 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재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 질환으로 급작스럽게 별세한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키워내는 등 국내 항공산업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18년간 경영수업을 거쳐 1992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003년 선친의 뒤를 이어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그룹을 이끌었다.

특히 그는 '항공업계의 유엔'으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도 핵심 멤버로 활동하면서 한국의 입지를 넓히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항공산업의 별'로 칭해졌던 그였지만 가족들의 '갑질논란' 등으로 일생이 순탄치는 않았다.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17년 끝내 파산했고, 2014년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조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고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하는 등 경영권 압박을 받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왼쪽)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그가 별세한 이후 장남 조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받았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이 연기되고, 누나 조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는 등 승계 과정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일견 봉합된 것처럼 보였던 내부 갈등은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대표이사가 (선친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그룹운영에 제동을 걸은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그간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KCGI와 반도건설과 손잡고 '3자 주주연합'의 이름을 내걸고 '조원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조 회장을 향한 선전포고였다.

결과적으로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고 추천한 이사진들이 모두 선임되면서 '완승'을 거뒀다. 다만, 3자 연합은 한진칼 지분을 42.74%까지 늘리며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악재가 터지면서 항공업계는 공멸 위기에 처했다. 국적사 1위 대한항공의 보유 여객기 145대 중 100여 대는 주기장에 멈춰져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최근 외국인조종사 390여 명을 대상으로 3개월간 무급휴가 실시에 이어 6개월 유급휴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조 회장 앞에는 경영 정상화는 물론 3자 연합으로부터 지속되는 공격 방어, 지배구조 개선 등의 수 많은 과제가 놓여져있어 해당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한진 측은 고 조 회장의 1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2월에는 추모사업의 일환으로 '이화여대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와 협약을 맺고 해외 학회 참석과 강연자 초청 등을 위한 항공권을 후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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