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2월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3월 전망은?
코로나19에도 2월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3월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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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수지 규모 확대···조업일수 증가·반도체 수출↑
국외 출국자 수 262만명에서 105만명으로 60.0% 급감
문소상 한국은행 경제통계부장. (사진=한국은행)
문소상 한국은행 경제통계부장.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해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6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적으로 발동되기 전으로 대(對) 중국 수출 등에 부분적으로만 전염병 영향이 반영됐다. 2월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각국의 봉쇄령,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돼 그 여파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0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전월(10억1000만달러) 대비 54억달러 불어난 64억1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간 것으로 작년 10월(78억3000만달러) 이후 넉달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전년동월 대비 흑자폭은 25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작년 12월부터 전년 대비 두달째 감소세를 지속하던 경상수지가2월 반등한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은 상품수지 흑자가 우리경제의 큰 축인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고, 코로나19에 따른 해외여행 감소로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배당수입 증가로 본원소득수지도 늘었다. 일단 한은은 코로나19에 따른 3월 경상수지 타격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 상품수지를 가늠할 수 있는 3월 통관기준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데다, 지난달 들어 우리나라를 입국제한국으로 지정한 국가가 많아 출국자가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산되서다. 

다만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3월 중순을 기점으로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져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 2월 65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월(54억2000만달러) 대비 11억6000만달러(21.4%) 확대되며 경상수지 흑자를 밀어 올렸다. 상품수지는 전월(19억3000만달러) 대비로도 46억5000만달러 늘었다. 지난해 3월부터 지속됐던 상품수지 흑자 규모 감소세가 지난 2월 반전됐다. 

수출이 전년 동월(402억1000만달러) 대비 4.0% 늘어난 41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전년동월(347억8000만달러) 대비 1.3% 확대된 415억2000만달러였다. 수출의 경우 2018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에 전년동월 대비 증가 전환했다. 수입 역시 작년 4월 이후 10개월 만에 전년동월 대비 증가로 방향을 틀었다. 

수출은 설 연휴 이동으로 인한 조업일수가 3.5일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의 물량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실제 2월 수출물량지수에서 반도체는 전년동월 대비 51.3%, 정보통신기기는 27.9% 늘었다. 수입은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은 감소한 반면,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이 증가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통관기준으로 본 대중(對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해 코로나19 영향이 현실화했다. 중국은 1월 하순부터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해 춘제(春節) 연휴 기간을 연장하면서 '셧다운'에 들어갔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쪽으로는 수출이 많이 줄었으나 미국, 동남아 지역으로는 증가했다"면서 "수출만 두고 보면 코로나19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축소됐다. 지난 2월 서비스수지 적자는 14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15억4000만달러적자) 대비 적자폭이 9000만달러 축소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여행객이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5억7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적자폭을 2억7000만달러나 줄였다. 2월 국내 입국자 수는 작년 120만명에서 올해 69만명으로 43.0% 감소했으나, 국외 출국자 수가 262만명에서 105만명으로 60.0% 급감하면서 국내에서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이 더 크게 줄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12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로부터의 배당수입이 증가하면서 1년 전 4억5000만달러보다 흑자 폭이 7억9000만달러 확대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55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0억7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8억3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28억7000만달러 늘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신흥국 투자심리 위축에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억7000만불 증가하는 데 그쳤다. 파생금융상품은 9억3000만달러 불어났다.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억달러 줄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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