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면세점 '춘래불사춘'
코로나19 직격탄 면세점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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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라·신세계 운영 점포 줄줄이 휴업···정부 지원도 역부족
인천국제공항. (사진=주진희기자)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모습. (사진=주진희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면세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코로나19 피해가 서울 시내 면세점까지 확산되고 있다. 

3일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급감하면서 일부 점포에서 정기 휴무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4월 한달 간 매주 월요일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점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부산점의 문을 닫기로 했다. 제주도 제주시 연동 제주점은 오는 11일부터 주말과 공휴일에 문을 닫는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이용객이 급감하며 정기 휴무를 시행하게 됐다"며 "추후 상황에 따라 휴무 연장 또는 영업 정상화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HDC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신라아이파크면세점도 오는 4일부터 20일까지 한시적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HDC신라면세점은 2015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고객센터 영업 시간을 평일 오전 9~6시, 주말 미운영으로 바꿨다. 다만 온라인점은 정상 운영한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고자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철저한 방역을 실시한 후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 날에는 신라면세점이 4월 한 달간 주말과 공휴일에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점을 휴업한다고 밝혔다. 신라면세점은 그동안 제주점을 연중무휴로 운영해 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제주에 주 1회 중국을 오가는 춘추항공 임시편(1편)을 제외한 모든 국제선 항공편이 중단되자 불가피한 조치를 내린 것이다. 

앞서 신세계면세점 역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탑승동 매장 19곳 중 양쪽 끝 5곳 문을 닫았다. 임시 휴업에 들어간 곳은 화장품과 패션·잡화 편집 매장 등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와 협의를 거쳐 1터미널 탑승동 나머지 14개 매장과 2터미널 매장의 심야 영업도 중단하기로 했다. 

중견·중소 업체도 마찬가지다. 같은 날 동화면세점도 주말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평일 영업시간도 이날부터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로 하루 4시간 단축했다. 하나투어가 운영하는 SM면세점 역시 오는 6일부터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2곳 중 1곳을 임시 휴점하기로 했다. 

이처럼 면세점 업체가 줄줄이 휴점에 들어가는 이유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하늘길이 막힌 탓이다. 실제로 지난 3월24일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9316명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12월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가 하루 평균 약 20만여명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95%가량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면세점 매출 역시 90% 이상 쪼그라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기획재정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공항면세점 임대료를 20% 깎아준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매출 부진을 타개하기에는 역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90% 이상 줄면서 임대료가 매출의 몇 배가 되는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2조1656억원)보다 54% 줄어든 9000억원대로 예상된다. 특히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출국장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나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공항 면세점 총 임대료 1조761억원 중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이 낸 임대료는 9846억원(91.5%)에 달한다. 한 달에 약 838억원 정도를 임대료로 낸 셈이다. 정부가 20%를 감면해 주더라도 대기업은 671억원을 임대료로 내야 한다. 현재 인천공항 내 대기업 면세점들은 하루 20~30억원이었던 매출이 사업자 당 1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하루 매출이 1억원에 불과한데 인천공항에 임대료로 매일 22억3000만원가량을 내야하는 셈이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3월 한 달에만 인천공항 면세점 업체들의 손실이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차료가 매출의 몇 배가 되는 현실을 반영해 추가적인 감면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지난 1일 입국자 전원 격리조치로 입출국객이 더욱 줄면서 적자 폭 역시 더 커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다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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