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실적, IB '비중 확대'···주요 수익원 '굳건'
증권사 실적, IB '비중 확대'···주요 수익원 '굳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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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IB 수익 큰 폭 개선···전체 실적比 절반 점유
올 1분기엔 코로나發 영업 환경 위축···감익 불가피
사진=서울파이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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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의 비중이 날로 증가하면서 핵심 수익원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업구조가 과거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IB 위주로 변모한 양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 1분기 IB 부문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은 극복 방안에 고심할 전망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가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2.3%(2258억원) 감소한 9조49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IB부문의 수수료는 3조1222억원으로, 전체의 36%의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27.4%)보다 8.6%p를 더 점한 것이다.

이로써 IB 수수료는 수탁수수료(36.5%)와 대등해졌다. 지난 2009년 69.2% 비중을 차지하던 수탁수수료는 2012년 60.7%, 2015년 57.9%로 줄다가, 2018년(46.8%) 절반을 밑돈 후 지난해 36.5%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에도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시현한 배경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2019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IB부문의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진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IB부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전년보다 33.8% 증가한 2648억원이다. 전체 순이익(6643억원) 대비 39.86% 비중이다. 3분기까지 대등했던 트레이딩 부문(2142억원)을 크게 압도했다.

NH투자증권은 2508억원의 IB수수료 수익을 올려 전체 순이익의 52.64%를 차지했다. 2018년 4000억원에 육박한 수탁수수료는 지난해 23.1% 줄어든 3035억원을 기록, IB수익과의 간극이 좁혀졌다. KB증권의 전체 순이익(2901억원) 대비 IB 비중은 59.46%로 집계됐다. 1725억원으로 전년(1029억원)보다 67.6% 급증한 영향이다. 트레이딩은 1114억원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의 IB 부문 성장도 눈에 띈다. 2018년 1910억원에 그쳤던 한국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수익은 이듬해 2886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순이익의 40%를 점한다. 같은 기간 수탁수수료는 2907억원에서 2374억원으로 꺾였다. 삼성증권은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IB부문도 지속 성장하며 추격 중이다. 지난해 1444억원의 IB수익을 거둬 전년보다 55.9% 급증했다.

IB는 기업공개(IPO)나 증자,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업무를 주력으로 하기에 비교적 증시 환경을 덜 탄다. 지난해엔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위탁매매 부진에도 IB 부문 호조가 이를 상쇄하면서 증권업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실적 버팀목'으로 자리한 IB부문은 올 1분기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초부터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에 IB 업무를 원활히 영위할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상반기 집중되는 IB딜소싱의 경우, 코로나 영향으로 미팅 및 실사 등이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규제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가 쉽지 않은 가운데 바이러스 전파로 운신의 폭이 더욱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4곳(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삼성증권·한국금융지주)의 올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01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3.13% 급감한 수준이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승승장구하던 IB의 침체는 물론, 여타 부문에서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최소 1분기는 어느 곳이든 비관적 결과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척박한 환경 속 틈새전략을 취하거나 차별화된 방안을 모색하는 등 저마다 나름의 활로를 찾는 데 고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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