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한항공 "생존 장담못해···정부 지원 절실"
[코로나19] 대한항공 "생존 장담못해···정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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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생산량 日 8만→3천개 급감···사실상 '휴업'
국내 항공사, 2~6월 매출손실 6조4500억원
대한항공은 2일 정부의 공식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텅 빈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센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은 2일 정부의 공식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텅 빈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센터.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항공사 1위 대한항공이 정부의 공식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항공사 뿐 아니라 기내식 공급 사업까지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2일 '멈춰 선 기내식 생산 현장, 어려운 항공업계 정부 지원 절실'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항공업계는 수요창출이 불가능한 데다 고정비 압박이 지속돼 2~3개월 안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며 항공업계가 무너지면 사라지는 일자리의 규모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항공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들만 25만여 명에 달하는데 정부의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실직사태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당장 일자리 16만개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 11조원이 감소한다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약 30개의 글로벌 항공사에 기내식을 생산·납품하는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의 텅 빈 현장을 공개하며 항공업계가 처한 위기를 호소키도 했다. 지난해 3월 초 하루 약 8만 식의 기내식을 만들던 이곳은 현재 하루 2900식만 생산하고 있다. 사실상 휴업 상태와 마찬가지다. 현재 기내식을 공급하는 항공사도 2개뿐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냉장고 시설은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며 "평소라면 기내식이 포장된 상태로 항공기에 실려 탑승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느라 바삐 움직여야 할 밀 카트(Meal Cart)들도 가득 쌓여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현재 대한항공을 비롯한 전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 사태를 극복키 위한 특단의 자구책의 일환으로 임직원의 급여반납은 물론 유·무급휴직을 시행하고 있으나 항공사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최근엔 국내 항공사들의 2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항공협회의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해 사실상 셧 다운(Shut-down) 상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지원 자금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원 대상도 대형 항공사(FSC)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더해 실질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조건(신용등급·부채비율) 한시적 완화도 필요하다는 게 항공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항공사 채권 발행 시 정부(국책은행)의 지급 보증도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전세계 항공업계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회사채, ABS, 영구채) 발행을 통한 경영 자금 조달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각국은 자국의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기에 이와 비교했을 때 한국 정부의 지원은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최근 상·하원 및 대통령이 합심해 여객 항공사에 보조금 250억 달러(약 30조7000억원), 화물 항공사에 보조금 40억 달러, 항공산업 협력업체들에 30억 달러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부도 과감한 지원에 나섰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달 27일 최대 주주인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105억달러의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또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그룹으로부터 28억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독일은 자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 금융지원을 비롯해, 무이자 대출기한 연장, 세금유예, 공항 이용료 면제 등을 제공하고 있다. 네덜란드도 자국 항공사에 무제한 지원 및 매출 손실에 따라 임금의 90%까지 지원한다. 중국은 항공 인프라 144억달러 투자금 금융지원, 일본은 대출액 상한없는 융자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산업은 경쟁력을 잃는 것을 넘어 모두 쓰러지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펼쳐놓고 즉각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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