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모임 구설에 주가 급락···두산중공업 정부지원 OK?
골프 모임 구설에 주가 급락···두산중공업 정부지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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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힘든데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 '도덕적 해이'
정부 지원 조건 '뼈를 깎는 노력'···이행 믿어도 되나?
두산 로고.(사진=두산그룹)
두산 로고.(사진=두산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 10여명이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코로나19 사태에도 골프모임을 해 논란이다. 이 회사 주가도 급락세다.

30일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앱 '블라인드' 등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 엔진부문 임원, 팀장 등 12명이 지난 28일 두산그룹이 운영하는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클럽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날 두산인프라코어 주가는 오전 9시 46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5% 이상 급락세다. 코스피 지수가 2%대 하락하고 있는 것 대비 이 회사 주가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는 도덕적 논란으로 해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모 회사 두산중공업은 그간 자금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이에 따라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철저한 고통분담과 자구노력을 전제로 긴급운영자금 1조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 계열 보유주식과 박정원 두산 회장 및 3~4세 32명이 보유한 주식 등을 담보로 각각 5대5 비율로 자금을 제공키로 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지원하는 자금은 사실상 '국민돈'이라고 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자영업자를 비롯 대부분의 업종 종사자들이 고충을 겪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국민돈 들여가며 두산중공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에 나섰는데, 정작 해당 회사의 자회사 임직원들은 골프 회동을 했다는 것.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도덕성 논란에만 그치지 않고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마저 출렁거리게 된 이유는 뭘까?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국책은행들로부터 1조원 규모 자금을 공급받는 두산중공업에 대해 "경영 정상화가 안 되면 대주주에게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최근 밝힌바 있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두산그룹의 엄중한 상황 인식을 촉구하고 회사 정상화를 위해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을 요구한 것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4월 말~5월 초까지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한다. 실사가 마무리되면 채권은행들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2차 구제 방안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1조원 긴급운영자금은 말 그대로 새는 물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 1조원 긴급운영자금보다 더 중요한 것은 2차 구제 방안이다. 

2차 구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전제 조건중 하나인 '뼈를 깎는 자구안'과 비교해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골프모임은 국민 정서상 상당한 괴리가 있다. 1차 긴급운영자금 지원이 결정된 직후 두산그룹이 입장문을 통해 "대주주를 포함한 모든 계열사의 모든 임직원들이 고통분담을 하는 각오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발표한 내용과 비교해도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확산에 점포 월세마저 고민해야 하는 시국에,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기업일 경우 정부가 국민돈 들여 두산중공업에 대한 구제방안을 추가로 내놓기도 어렵다. 이같은 해석이 투자자들에게 반영되면서 이날 두산인프라코어의 주가마저 출렁거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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