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진家 '남매의 난', 조원태 1차전 완승···장기전 예고
[초점] 한진家 '남매의 난', 조원태 1차전 완승···장기전 예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 경영진, 경영 정상화·재무구조 개선 등 난제 산적
KCGI·반도건설 등 지분 매집, 3자연합 반격 가능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27일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1승을 거뒀으나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진=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27일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1승을 거뒀으나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사진=한진그룹)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7일 열린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간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 한 번의 승리로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1라운드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악화된 경영난 등 조원태 체제의 앞 날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갈등의 불씨가 언제 되살아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주총이 끝나기 무섭게 3자연합 측이 임시 주총 등을 염두에 둔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맥락이 같다.

재계에 따르면 이미 3자 연합은 '포스트 주총'에 대비해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3자연합은 법원이 2개의 가처분 신청 모두 기각한 것과 이번 경영권분쟁의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던 국민연금까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자 패배를 직감하고 "이번 결정이나 주총에서의 결과가 한진그룹 정상화 여부의 끝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시사한 바 있다.

3자연합의 주식 공동 보유 계약이 5년인 것으로 알려진 것도 경영권 분쟁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자연합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대해 향후 본안소송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법정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자연합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KCGI 18.74%, 반도건설 16.90%, 조 전 부사장 6.49% 등 총 42.13%다. 조 회장 측도 42.14%로 박빙인 상황이다. 

양 측의 지분차가 미미하기 때문에 조 회장이 이번 주총에선 승리를 거뒀으나 임시주총 등 향후 걸어오는 싸움에 대해선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다. 이로써 누가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해 지분을 끌어모으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의 이번 승리는 델타항공(14.9%)의 역할이 컸던 만큼 중요한 '우군'으로 꼽히지만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델타항공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강성부 KCGI 대표(가운데),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각 사)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강성부 KCGI 대표(가운데),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각 사)

반면, 3자 연합은 추가 자금을 마련해 한진칼 지분 매입을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CGI는 지난 25일 장 마감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한진 주식 60만주를 처분해 현금 151억원을 마련했다. 자금줄을 쥐고 있는 반도건설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기준인 15%를 넘겼기에 일각에서는 주총 이후 지분 매집 규모를 더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정거래법 제12조에 따르면 상장법인 발행주식 총수의 15% 이상을 소유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하고 투자자를 공개해야 하는데, 반도건설이 경쟁 제한이나 소비자 피해 등의 기업결합심사 요건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분 매집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승자인 조 회장은 주력 사업인 대한항공의 위기를 하루속히 정상화하는 것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휴자산 매각 작업을 무리없이 성사시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앞서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소유 서울 종로구 송현동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대한항공이 100% 보유한 해양레저시설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파라다이스 호텔 토지(5만3670㎡) 및 건물(1만2246㎡) 등의 매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에 배당된 '대한항공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도 관심이 쏠려 있다.

3자 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도 향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앞서 한진그룹은 이달 16일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의혹과 KCGI가 보유한 투자목적회사(SPC)의 투자 방법, 주요 주주로서의 공시 의무 위반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요청했다.

다른 한편,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올해 수준 정도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도 있다. 3자연합이 향후 임시 주총을 소집하고 반격에 나설 수도 있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는 경영진 교체나 추가 선임을 주장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