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美 비축유 매입 무산'에 또 급락···WTI 7.7%↓
국제유가, '美 비축유 매입 무산'에 또 급락···WTI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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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도 3.8% 하락···금값은 1%대 반등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비행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19% 이상 폭등했다.(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제유가가 4거래일 만에 또 폭락했다. 코로나19發 수요 감소 우려가 시장의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 폭락의 도화선이 됐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7%(1.89달러) 급락한 2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3.8%(1.05달러) 하락한 26.3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슈퍼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흘 연속 상승 흐름을 타던 유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감축 우려가 다시 불거지면서 속절없이 내려앉았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30억 명이 자택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글로벌 석유 수요는 일일 평균 최대 2000만 배럴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체 수요의 20%에 해당하는 규모다.

ANZ뱅킹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여러 국가에서 봉쇄가 진행되면서 석유 수요가 일일 평균 1000만 배럴 넘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그러한 수요 손실은 공급 과잉 상황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 간 감산 합의 결렬 이후 사우디아라비아가 5월부터 1000만 배럴 넘게 증산을 계획하는 등 공급 부문에서도 이미 시장에 좋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ANZ는 "사우디와 러시아 증산이 다가오고 있고, 이들 간 지속적인 가격 전쟁으로 인해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미국의 전략 비축유 구매가 일단 무산되면서 유가에 강한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 상원을 통과한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에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부의 셰일린 하인즈 대변인은 "후속 법안에서 원유 구매를 위한 예산이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의회가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예산지원을 위해 협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가 160만 배럴 늘며 9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밝힌 것도 추가 부담이 됐다. 

국제 금값은 1%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1.1%(17.80달러) 상승한 1651.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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