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보다 충격 컸다···3월 소비심리 역대 최대폭 하락
금융위기보다 충격 컸다···3월 소비심리 역대 최대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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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3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대다. 금융위기나 東일본 대지진 때보다도 그 충격이 컸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이 계속되면서 소비심리 하락은 더 커질 전망이다.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는 대형마트.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드러내는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종합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달 중 78.4로 전월 대비 18.5p 하락했다.

지난 1월(104.2)까지만 해도 CCSI가 100을 상회하며 경제상황에 대한 낙관적인 인식이 나타났지만, 2월(96.9) 코로나19가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CCSI는 통상 100 이상이면 소비자 인식이 낙관적임을, 이하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이달 CCSI는 2009년 3월(72.8)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하락폭은 한은이 월별로 소비자심리지수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래 가장 컸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0월(-12.7p),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3월(-11.1p) 보다 낙폭이 컸던 것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확산했던 2015년 6월에도 하락폭은 7.3p에 그쳤었다. 

더구나 한은은 소비심리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전월 대비 12.7p 급락한 뒤 2개월간 10.2p(11월 -5.0p, 12월 -5.2p) 추가 하락한 후 2009년 1월(7.1p)에 반등했다"면서 "금융위기 급락시에는 6개월이 경과한 2009년 4월(93.0) 들어 급락 발생직전인 2008년 9월(90.6) 수준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지수를 구성하는 항목을 세부적으로 보면 경제상황과 관련이 깊은 현재경기판단 CSI가 전월(66) 대비 28p 급락한 38을 기록했다. 향후경기전망 CSI는 62로 전월(76)과 비교해 14p나 빠졌다.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83)는 8p 내렸고, 생활형편전망 CSI(83)는 10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 CSI(87), 소비지출전망 CSI(93)도 10p, 13p 각각 내렸다. 

이외에 취업기회전망 CSI(64)는 대내외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 증대 등의 영향으로 17p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 CSI(72)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은이 금리를 큰폭 인하한 가운데 경기인식 악화의 영향이 더해지며 20p 떨어졌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하며 8개월째 역대 최저치에 머물렀다. 응답자들이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역대 최저치인 1.7%로 전월 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공공요금(43.0%), 농축수산물(32.6%), 공업제품(32.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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