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시장 약한 고리 증권·캐피탈사부터 수혈···이달 중 5兆
자금시장 약한 고리 증권·캐피탈사부터 수혈···이달 중 5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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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마진콜→증권사 유동성 위기→여전채 '신용 경색' 
증권금융 대출·한국은행 RP 매입 각각 2조5천억원씩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부가 100조원 상당의 금융시장 안정화 지원 대책 가운데 단기자금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와 캐피탈사에 우선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 자금시장의 가장 약한 고리에 자금을 투입해 시장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100조원 상당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면서 주식과 회사채, 단기자금 등 시장에 48조5천억원의 자금을 배정하고,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통해 내달 초부터 실질적인 자금 투입을 시작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증권사들에 대해 한국증권금융 대출과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각 2조5천억원씩 총 5조원을 공급키로 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증권사에 지원키로 한 5조원의 유동성을 이달중으로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실질적 효과를 낼 수 있을 정도로 가급적 빨리 증권사들의 유동성 지원에 나서기로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는 주가연계증권(ELS) 헤지거래 달러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문제로 비상이 걸린 국내 대형 증권사들에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금융시장 불안 심리의 연쇄적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증권사들은 해외 주가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를 운용할 때는 위험 회피(헤지)를 위해 해당 지수의 선물 매수 포지션을 취하는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유로스톡스 50 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등이 일제히 폭락한 탓에 추가로 증거금을 부담하게 됐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과 기업어음(CP)을 대량 처분하면서 채권시장의 신용경색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용카드와 캐피탈 등 여신전문금융사는 여전채 발행이 중단되면 당장 영업을 접어야 하는 구조다. 여전사는 수신 기능 없이 여신만 다루기 때문에,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안 되거나 차환이 거부될 경우 즉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특히 중·저신용자가 많이 찾는 캐피탈사는 경기 침체에 따라 대출 자산 부실화 속도가 더 빠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캐피탈채 투매 속도가 한층 빨라진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한은은 24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2조5천억원의 자금을 증권사(7천억원)와 증권금융(1조8천억원)에 공급했고, 25일 증권금융은 1조8천억원을 18개 증권사에 전액 지원했다. 증권사에 공급키로 한 5조원의 유동성 중 일부가 이미 집행된 셈이다.   

한편 하이투자증권 추산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ELS·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자체 헤지 규모는 7조2천40억원에 이른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5조6천60억원, 미래에셋대우 3조5천420억원, NH투자증권 1조4천780억원 등이다. 이들 증권사의 자체 헤지 비중은 삼성증권 80%, 한국투자증권 55%, 미래에셋대우 31%, NH투자증권 22% 등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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