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내년으로 연기···1937년엔 '무산', 두번째 '모진 인연'
도쿄올림픽 내년으로 연기···1937년엔 '무산', 두번째 '모진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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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압박에 아베-바흐 전화통화 '전격 합의'
"늦어도 내년 여름 개최···명칭은 '도쿄 2020'
1937년 도쿄올림픽 중일전쟁으로 개최 무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구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구상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도쿄올림픽이 결국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로써 도쿄는 1937년 12회 하계올림픽 개최가 무산된데 이어 또한번 올림픽 개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두번씩이나 올림픽과의 '모진 인연'을 맺은 도시로 기록되게 됐다.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전화 통화로 올해 7∼8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24일 전격 합의했다.

아베 총리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1년 정도 연기하는 구상에 관해 바흐 위원장과 의견 일치를 이뤘다고 밝혔다. IOC도 올림픽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대략 1년 정도 연기하는 것을 축으로 해서 검토해줄 수 없는지 제안했다"면서 "바흐 회장에게서 100% 동의한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한다는 것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양자가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선수들이 최고의 몸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관객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올림픽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완전한 형태'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전화 회담에 동석했던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개최 시점에 관해 "늦어도 2021년 여름"이라며 "여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연기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역시 전화 회담에 동석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는 "대회를 연기하더라도 명칭은 그대로 '도쿄 2020'으로 간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제가 해결됐다. 목표가 명확해졌다는 것에 우선 안심했다"고 말했다.

모리 요시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내년 도쿄올림픽 규모는 애초 계획과 같거나 축소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이 이른 시일 내 결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26일 예정됐던 일본 내 올림픽 성화 봉송도 취소한다"면서 "홋카이도에서 진행하려던 마라톤 장소를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IOC는 성명에서 "도쿄 올림픽이 2020년 이후로, 그러나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일정이 조정돼야 한다고 바흐 위원장과 아베 총리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례가 없는 예측불허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37만5천 건 이상의 확진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나라에서 보고됐으며 그 숫자는 시시각각으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OC는 "이번 결정은 선수와 올림픽 게임과 관련된 모든 사람, 국제 사회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현재 상황과 WHO가 오늘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IOC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도쿄 올림픽이 세계에 희망의 등불로 설 수 있고, 올림픽 성화는 이 터널의 끝에서 빛이 될 수 있다는 데 (IOC와 일본이) 동의했다"면서 "따라서 올림픽 성화는 일본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 올림픽이 열리더라도 명칭은 '올림픽·패럴림픽 도쿄 2020'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도쿄 올림픽은 애초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패럴림픽은 8월 25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연기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져 결국 한 해 미뤄지게 됐다.

한편 일본의 도쿄가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정해지고도 제때에 치루지 못하고 차질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일본은 1937년 12회 하계올림픽을 도쿄에서 개최하기로 돼 있었으나 중일전쟁 발발로 각국의 반발에 부딪치자 개최권을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올림픽 개최권은 핀란드로 넘어갔으나 역시 2차대전 발발로 무산됐다. 이후 핀란드는 1952년 헬싱키올림픽을,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각각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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