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채권·증권시장 안정펀드, 경제위기 극복 '마중물' 될까
[초점] 채권·증권시장 안정펀드, 경제위기 극복 '마중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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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정부가 24일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마중물 역할을 할 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2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도산하는 일을 막겠다며 기업구호긴급자금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지원 규모의 두 배에 달한다. 
 
특히 이번 대책 가운데 채권·증권시장안정펀드 조성을 포함한 자본시장 안정 대책이 효과를 낼지 관심이 높다. 이번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채권시장 안정펀드에 20조원, 증권시장 안정펀드에 10조7천억원, 회사채 발행시장에 10조8천억원,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시장에 7조원을 각각 투입하는 자본시장 안정대책을 단행키로 결정했다.  

이중 채권시장 안정펀드에 대해 금융투자 업계는 시장 안정에 충분한 규모로 보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지원 규모가 당초 예상됐던 약 10조원의 2배로 커졌고 이는 예상을 뛰어 넘는 큰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 대형 증권사 리서치 센터 관계자는 "아직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파급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 심리가 크다"며 "이같은 시점에 긴급자금 투입은 정부의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회사채 가운데 만기 도래하는 규모와 비교해 채권시장 안정펀드의 규모는 적절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6조5495억원에 달한다. 금투협이 통계를 발간한 1991년 이래 최대 규모로, 작년 동기 5조9122억원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37조원인데 20조원이 차환 발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증권가는 채권시장 안정펀드 규모가 20조원으로 증액된만큼 일단 4월에 필요한 유동성은 여유 있게 확보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드 규모 확대만으로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권시장 안정펀드와 관련해서는 주식 유동성을 늘리면서 오히려 최근 순매도 행진을 이어온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떠받쳐 주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조원 조금 넘어서는 규모로는 안정펀드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안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권시장 안정펀드가 받쳐주면 외국인이 마음 놓고 더 주식을 팔아서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만으로는 실제 증시 수급을 안정시키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주가 낙폭을 일부 줄여줄 수는 있지만, 장의 흐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하루에 1조원 이상 순매도하는 경우도 많아서 증권시장 안정펀드 규모가 충분할지 의문시되는 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채권시장 안정펀드 및 증권시장 안정펀드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등 금융회사들과 산업은행 등 84개사가 출자할 예정이다. 

증권시장 안정펀드의 경우 캐피털 콜(투자 대상 확정 후 실제 투자 집행 시 자금 납입)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해 개별 주식이 아닌 코스피200 같은 증권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지수상품에 투자한다. 주식 시장 전반의 안정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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