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SK이노 조기패소' 판결문 공개···"증거인멸 고의적"
美 ITC, 'SK이노 조기패소' 판결문 공개···"증거인멸 고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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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I(이미지=각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CI.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예비결정'에 대한 판결문을 공개했다. 

21일(현지시간) ITC가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위원회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와 포렌식 명령 위반 등 법정모독 행위를 고려할 때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조기패소 판결 신청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11월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증거를 인멸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요청한 바 있다. 판결문에는 △증거인멸과 증거보존의무 △고의적 증거인멸 관련 SK이노베이션의 범행의도 △소송과 인멸된 증거들의 연관성 및 LG화학에 끼친 피해 △포렌식명령 위반 등이 명시됐다. 

ITC는 판결문에서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인지한 지난해 4월 30일부터 증거보존의무가 발생했다는 사실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며 "SK이노베이션은 해당 시점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문서들을 삭제하거나 혹은 삭제되도록 방관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증거보존의무는 지난해 4월 30일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문서 파기 행위는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며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내용증명 경고공문을 수령한 같은해 4월 9일에도 미국에서의 소송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해당 시점부터 증거보존의무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증거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직한 직원들이 LG화학의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일부는 유사한 업무에 배치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채용 과정에서부터 지원자들로부터 구체적인 정보를 취득해 관련 부서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ITC는 "SK이노베이션의 경쟁사 정보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조직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이뤄졌고 법적인 문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고의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ITC는 판단했다. 지난해 4월 9일 이후 증거보존의무가 있는 상황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관련 문서 상당량을 고의로 삭제하거나 삭제 대상으로 삼았음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ITC는 "문서보안점검의 실제 목적은 LG화학 관련 정보를 포함한 문서를 제거하거나 필요한 문서일 경우 문서명 등을 변경해 LG화학이 찾기 어렵도록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며 "만약 통상적인 업무 과정에서 정당하게 문서가 삭제됐다면 문서 삭제를 위해 발송된 지시 내용을 없애려고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렌식 명령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ITC는 "SK이노베이션과 SK이노베이션이 고용한 포렌식 전문가는 ITC 행정판사의 포렌식 명령과는 다르게 조사범위를 'SK00066125' 한 개의 엑셀시트로 제한시켰는데 이는 부당한 법정모독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 소송은 증거인멸과 포렌식 명령 위반으로 인한 법정모독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적합한 법적제재는 오직 조기패소 판결 뿐"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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