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금투, '헤리티지 DLS' 투자금 가지급···"고객 유동성 우선 고려"
신금투, '헤리티지 DLS' 투자금 가지급···"고객 유동성 우선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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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이사회 안건 통과···판매잔액 50% 우선 지급
하나은행 등 他 판매사들 행보 '이목'
신한금융투자 사옥(사진=신한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사옥(사진=신한금융투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50%를 가지급할 예정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DLS는 독일 부동산 개발사업을 기초로 만들어진 파생상품으로,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차질이 빚어지면서 투자금 환급이 늦어지자 신한금투는 고객 유동성을 먼저 고려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라임 및 독일 헤리티지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 김병철 전 사장 대신 새로운 신한금투 사장으로 이영창 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 부사장이 내정됨과 동시에 결정된 고객 피해 최소화 조치라는 점에서 금투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DLS 투자자 총 1523명(법인 포함)에게 투자금 3799억원의 절반인 1899억원을 내년 1월까지 가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자 1523명 중 현재 투자금환급 중단으로 만기가 연장된 투자자는 921명, 투자액은 2159억원이다. 이들에게 가지급금 지급의 내용, 권리, 의무 등을 담은 서류 작성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 투자금 절반을 먼저 돌려줄 예정이다. 나머지 602명도 향후 만기가 돌아오면 회사에 신청해 가지급금을 받을 수 있다. 

헤리티지 DLS는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 펀드와 수익률이 연동되는 상품이다. 반자란이 독일 시행사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의 부동산 개발 사업에 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를 취했지만 부동사 개발 인허가 차질로 지난해 7월 만기 연장 사태에 직면했다. 이후 GPG가 부동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협조하지 않으면서 원리금 회수 작업이 지연돼 왔다. 

신한금투는 그간 독일 현지에 태스크포스팀(TFT)을 파견해 반자란의 원리금 회수 작업을 지원하며 원매자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GPG의 거절로 딜이 무산됐다. 

이번 가지급금 지급 조치는 원리금 회수 작업이 장기전에 돌입하자 유동성이 급한 고객을 구제하기 위한 취지다. 고객을 유동성 위기로부터 보호해야 주주가치도 지킬 수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배임으로 해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금투업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신한금투는 향후 투자자와 별도의 투자금 정산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신한금투가 최종적으로 회수한 투자금이 가지급금보다 많다면 투자자는 회수액에서 가지급금을 뺀 차액을 나중에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다. 반대로 신한금투의 회수액이 가지급금보다 경우에는 선지급한 금액의 일부를 회수할 여지도 있다. 

신한금투가 이처럼 고객 유동성을 고려한 조치를 가장 먼저 선택하면서,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 DLS 상품을 판매한 다른 금융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특히 신한금투는 해당 D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 관리 업무를 위임받는 신탁업자(수탁자)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불완전판매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해석이 있었다. 그럼에도 신한금투가 고객 유동성 확보를 먼저 고려한 조치를 결정하면서 하나은행(559억원), NH투자증권 (243억원), 우리은행(222억원), SK증권(104억원) 등 다른 판매사들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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