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왑 효과, 韓금융시장 '반짝'···코스피 7.4%↑·환율 39.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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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상승률, 11년來 최대···채권값도↑
外人, 12거래일간 9.1조 '팔자'···亞 증시도 강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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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주저앉았던 국내 금융시장에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소식에 뛰어올랐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7%, 9% 급반등했고, 원화가치도 40원 가까이 폭등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통화스와프 효과는 똑같이 있었지만 지속되지는 못했다. 이같은 전례 때문에 이번에도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08.51p(7.44%) 오른 1566.15로 8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40.85p(2.80%) 상승한 1498.49에 출발한 뒤 오름폭을 대폭 확대했다. 이날 기록한 상승률은 지난 2008년 12월8일(7.48%) 이후 11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상승폭 역시 같은 해 10월30일(11.65p) 이후 사상 두 번째 규모다.

전날 사상 최대 낙폭을 보였던 코스닥시장도 급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 대비 39.40p(9.20%) 급등한 467.75로, 8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지수는 전일보다 15.53p(3.63%) 오른 443.88에 출발한 후 장중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려나갔다. 이날 지수 상승률은 지난 2008년 10월30일(11.47%) 이후 11년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상승폭은 2007년 8월20일(48.11p) 이후 12년7개월 만에 최대다.

이날 장중에는 코스피200 선물과 코스닥150 선물·현물가격이 급등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실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가 동시 발동되기도 했다.

코로나발(發) 경기침체 우려에 요동쳤던 증시는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안전판 역할을 했다. 한국은행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와 600억달러 규모의 양자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8년 10월30일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에 이어 두 번째다. 한은은 통화스와프로 조달한 달러를 곧바로 금융권을 통해 시중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주가가 20%가량 빠진 것에 대한 기술적 매수세와 저점 매수세가 계속 들어오는 상황"이라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로 우리나라 외화자금 여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점 등이 급반등의 주된 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V자' 반등을 준비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이번 통화스와프 체결로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게 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매매주체별로 기관이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3082억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급등을 이끌었다. 12거래일째 '사자'를 지속한 개인도 198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4934억8700만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만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는 여전했다. 12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친 외국인은 4852억원어치 매물을 쏟아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9조1535억원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난 1월20일 이후로는 무려 14조8985억원에 달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강한 매도세를 지속 중인 외국인이 복귀하지 않으면 변동장세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증시도 그간의 폭락장을 딛고 반등했다. 대만가권지수(6.37%)와 홍콩항셍지수(4.37%)가 급등 마감했고, 중국상해종합지수(1.80%)와 호주 ALL ORDS 지수(0.93%)도 올랐다. 다만 일본 닛케이225지수(-1.04%)는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대장주 삼성전자(5.70%)와 SK하이닉스(8.41%)가 8거래일 만에 급반등다. 삼성바이오로직스(17.49%)와 LG화학(18.48%), 삼성SDI(18.31%) 등은 무려 10%대 급등했고, 시총 상위 22종목 모두 오르며 지수 급등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824종목이 상승 마감해 하락 종목(68곳)을 압도했다. 보합 종목은 8곳이다. 

전날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40원)까지 폭등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9.2원 내린 달러당 1246.5원으로, 최근 6거래일간의 폭등세를 마감했다. 전장 대비 32원 뚝 떨어진 1253.7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장중 한때는 1238.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어제 체결한 통화스왑으로 급한불은 껐지만, 최악을 막는 정도의 안전판일 것 같다"며 "미국 증시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이 돼야만 우리 외환시장도 진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아직 코로나19가 확산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속 변동성 장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등세를 이어온 채권 금리는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8.6bp(1bp=0.01%포인트) 떨어진 연 1.07%를 기록했다. 5년물은 연 1.388%로 4.6bp 내리고 10년물도 연 1.611%로 4.6bp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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