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美 채권시장, 주식시장보다 먼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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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신용경색 위기 아닌 경기둔화·실물경기 침체 우려"
"글로벌 중앙은행 정책 공조·각국 재정정책이 수반돼야"
강신규 한화자산운용 해외채권전략운용팀장이 화상간담회에서 미국 채권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화자산운용)
강신규 한화자산운용 해외채권전략운용팀장(오른쪽)이 화상간담회에서 미국 채권시장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화자산운용)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일단락되면 미국 채권시장이 주식시장보다 먼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강신규 한화자산운용 해외채권전략운용팀장은 20일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촉발한 Zero 금리시대- 미연준 대응과 미국 채권시장 전망'에 대한 온라인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강 팀장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금융위기 이후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미국 증시가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3년 반이 걸렸지만, 회사채는 1년 만에 정상 수준에 다다다랐다"며 "이번에도 주가보다는 회사채 스프레드 회복이 더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회사채는 경제 성장률이나 기업 실적에 민감한 주식보다는 보수적 관점에서 채권에 투자하는 게 낫다"며 "그중에서도 하이일드보다는 'BBB' 등급 이상의 채권을 택하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현재 위기는 특정 자산군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부실과 이에 따른 신용경색 위기가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에 따른 경제둔화와 실물경기 침체 우려에 기인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실물 경기는 올 2분기 말이나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과거 30년 중 최근 채권시장의 변동성은 매우 극단적이고, 수급도 부진한데, 이는 코로나19로 실물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며 "아직 2008∼2009년 당시의 신용 경색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고, 이 정도에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정책 공조로 금융시장은 금융위기 시기보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강 팀장은 금융위기 당시엔 '돈맥경화'가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에는 서로 간의 신뢰가 부족했는데, 은행과 은행, 은행과 개인이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 '돈맥경화', 즉 신용경색이 일어났다"며 "이에 펀딩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자금 수급에 문제가 불거졌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까지 가는 현상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다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현재 금융시스템은 높은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기에 신용경색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에 대응키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렸고, 최소 5000억 달러의 미국 국채와 2000억 달러의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계획을 밝혔다. 이와 함께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궤도에 올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현재 수준 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강 팀장은 "연준은 현재의 사태를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해 주어진 권한 내에서 시행 가능한 거의 모든 정책을 사용한 것"이라면서도 "통화 완화정책 만으로는 현상황에 대응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와 같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 및 각국의 재정정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정도에 따라 미국, 유럽은 2분기 성장률이 크게 후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이탈리아 등은 기술적 경기침체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강 팀장은 "향후 경기회복은 통화·재정 정책 전파 영향 및 속도에 달려있지만, 정책이 효력을 발휘한다고 가정하면 2분기 말이나 3분기에 'U자 반등'이나 'V자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 및 행정부가 코로나 사태에 대해 전면적인 대응에 나선 점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에 대한 효과와 시장 반응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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