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배터리 시장' 잇단 출사표···롯데·포스코·SK '광폭 행보'
화학업계, '배터리 시장' 잇단 출사표···롯데·포스코·SK '광폭 행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커지는 시장으로 '새 먹거리' 부각···다각화
롯데, 롯데케미칼 앞세워 그룹 차원 '가속'
SK, KCFT 인수한 SKC 동박 시장 선점 나서
포스코, 켐텍·ESM 합병 '포스코케미칼' 출범
독일 라우지츠 지역에 위치한 바스프 슈바르츠하이데(Schwarzheide) 생산 단지. (사진=바스프)
독일 라우지츠 지역에 위치한 바스프 슈바르츠하이데(Schwarzheide) 생산 단지. (사진=바스프)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최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화학업계가 전통적인 사업 부문에서 벗어나 배터리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시장 성장과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석유화학산업의 다운사이클(업황 부진)이 맞물리면서 화학사들의 사업 다각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30년 세계 배터리 시장 수요는 3392GWh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수요량(198GWh) 대비 약 17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이차전지 수요 확대는 전기차 시장이 견인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8년 처음으로 100GWh를 기록한 전기차 사용량(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순수전기차)은 2030년에는 3066GWh로 30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국내외 화학사들의 배터리 소재산업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글로벌 1위 화학기업 바스프는 독일 슈바르츠하이데 생산단지 내에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핀란드 하르야발타에서는 전구체(PCAM)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 제조를 위한 상위 공정으로 코발트와 니켈, 망간 등을 결합해 제조한다. 전구체와 리튬을 결합하면 양극재가 된다. 

2개 공장의 본격 가동 시점은 2022년으로 전망되며, 연간 40만대 규모의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에 바스프의 양극재가 공급될 예정이다. 아시아‧미국‧유럽 주요 지역에 양극재 생산력을 갖춘 첫 번째 공급자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 시장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바스프의 이같은 행보는 LG화학, 삼성SDI 등 이차전지 제조사들이 유럽에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는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스프는 레독스플로우전지(RFB) 상용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예나배터리(JenaBatteries)와도 협력하고 있다. 바스프는 예나배터리의 RFB에 필요한 유기 전해액 중 하나를 공급하는데 전해액 주요 원료인 화학 중간체 아민(amine)의 대량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예나배터리는 이 과정에서 개발되는 RFB를 올해 중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이차전지 시장은 리튬이온전지(LIB)가 주도하고 있다. 바스프는 화학업체의 장점을 살려 대세인 LIB를 비롯해 RFB 등 아직 형성되지 않은 미래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LG화학과 국내 화학업계 1·2위를 다투는 롯데케미칼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2023년까지 투자 예정인 금액 50조원 가운데 20조원을 국내외 화학산업에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기초소재 등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은 롯데정밀화학, 롯데비피화학 등 그룹 회학사 3곳 중 핵심 계열사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생산 설비를 준공하고, 롯데케미칼타이탄을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유화단지 프로젝트를 진행 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지휘 하에 히타치케미칼 인수에 뛰어들었지만 결국 실패했다. 히타치케미칼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음극재와 전자재료사업 등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히타치케미칼 인수전 참여는 그동안 기초 소재에 집중한 롯데가 사업 외연을 확장함과 동시에 신 회장의 '뉴롯데' 구상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행보라는 분석이다. 

히타치케미칼 인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올해 2월 종합 포장재 기업인 롯데알미늄을 통해 배터리 소재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알미늄은 헝가리 터터바녀 산업단지 6만㎡ 부지에 11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박 공장을 설립한다. 양극박은 이차전지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집전체에 사용되는 알루미늄박이다. 2021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해당 공장은 1만8000t의 양극박을 생산하게 된다.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반도체·배터리 등 각종 소재사업으로의 확장은 여전히 타진 중이다. 신 회장은 지난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력 기술을 보유하면서도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는 일본 회사가 많다며 기회를 찾고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바스프처럼 롯데케미칼도 RFB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를 비롯한 신성장동력 발굴은 대덕연구개발단지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전연구소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와 기술을 예의 주시하면서 트렌드를 파악하고 있다"며 "레독스전지 연구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포스코도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이차전지 소재를 키우겠다고 공식화하고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초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 회사인 포스코ESM을 합병하고 사명을 포스코케미칼로 변경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세종시 음극재 2공장의 2단계 증설에 1254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같은달 연산 2만t 규모의 1단계 생산라인을 가동한 데 이어 연산 2만2000t 규모의 2단계 라인 증설에 들어갔다. 2단계까지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가동 중인 4만4000t 규모의 설비를 포함해 연산 6만6000t의 음극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양극재의 경우 광양 율촌산단 내 연산 9만t 규모 생산공장을 단계적으로 건설한다. 지난해 7월 준공한 6000t 규모의 1단계 생산설비와 이미 가동 중인 구미공장을 포함해 1만5000t의 생산 능력을 이미 확보했다. 포스코는 올해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와 음극재 매출액이 70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SKC는 KCFT 인수를 통해 음극재 핵심 소재인 동박 제조에 몰두하고 있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기술로 얇게 만든 막이다.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담을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에 유리하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동박을 만드는 KCTF를 앞세워 동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KCFT는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 3만t의 4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초 상업화를 목표로 내년 3분기까지 정읍공장에 연산 1만t 규모의 5공장 증설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