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전날 24% 폭락했던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23% 폭등했다. 역대 최대 일일 상승폭(% 기준)을 기록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8%(4.85달러) 급등한 25.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14.4%(3.59달러) 폭등한 28.4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 급등은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가 전쟁 개입 시사 발언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면서 원유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합의 실패 이후 가격 인하와 증산 계획을 밝히며 '석유 전쟁'에 돌입한 것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월물 WTI는 전날 배럴당 24.4%(6.58달러) 폭락, 역대 3번째의 최대 폭락이자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각각 22%와 24%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서도 국제유가는 WTI가 16일 9.6%, 17일 6.1%나 각각 하락하는 등 폭락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절한 시점에 사우디와 러시아 간 석유 전쟁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 유가 상승 폭을 키웠다. 또 전날 미국에서는 상원의원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 전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휘발유 가격은 업계에는 부담이라도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것"이라면서도 "적절한 시점에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경제가 그것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절박하다"면서 "사우디에게도 이렇게 싸우는 것은 나쁜 일이지만 그들은 지금 가격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시기에 나는 개입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유가는 앞서 아시아 거래시간대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신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내놓은 데서부터 약 20% 폭등세를 나타냈다. ECB는 코로나19(COVID-19)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7500억유로 규모의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KKM 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는 "유가가 탄력적이며, WTI가 역대급 과매도 양상을 보인 데 따른 반등 현상"이라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되지만, 시장 전반에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최근 하락세를 지속했던 국제 금값도 소폭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0.1%(1.40달러) 오른 1479.30달러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