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집값 하락세, 강남 불패 '흔들'···5억 낮춘 급매물 등장
코로나發 집값 하락세, 강남 불패 '흔들'···5억 낮춘 급매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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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집값 하락 본격화" vs "급매물 착시효과" 엇갈려
서울 강남구 한 공인중개소 앞에 전세와 월세 등 매물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강남구 한 공인중개업소.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그동안 정부 고강도 규제 정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서울 강남 집값이 최근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물론 수억원 낮춘 급매물까지 등장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롯된 실물·금융 부문의 복합적인 위기에 '강남불패'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추가 매수가 없는 급매물 일부 거래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월 20일 나란히 하락세로 전환한 이후 9주째 연속 하락했다.

이달 셋째 주(16일 기준) 들어 △강남 -0.12%(0.06%↓) △서초 -0.12%(0.06%↓) △송파 -0.08%(0.02%↓) 등을 기록하며 전주 대비 하락폭은 더욱 확대됐다. 재건축·고가단지 위주로 매수세 감소 및 매물 가격이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는 지난 6일 16억원(8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1억원(11층) 고점과 비교해 3개월 새 무려 5억원이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 역시 지난해 12월 26억8000만원(10층)에서 지난달 24억2000만원(13층)으로 거래돼 2달 새 2억6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견고하던 강남권 집값이 흔들리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오는 6월 끝나는 양도세 중과 면제를 노리고 세부담을 느낀 다주택자 가운데 일부 급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 발표 등 15억원 이상 초고가아파트를 겨냥한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구 N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이후부터 거래는 꾸준히 줄어들기 시작했고, 코로나19 때문에 지금까지도 손님들이 가게를 찾고 있질 않다"라면서 "고가아파트 대출 규제 뿐만 아니라 최근 자금조달계획서 등 자금 출처 조사를 강화하면서 더욱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값 하방압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실물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만 나홀로 반등할 수도 없는 상황인 데다 미국·유럽 등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무섭게 번지면서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올해 공시가격 역시 하락 전망의 주요 변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지난해 12.16대책으로 대출 및 과세가 강화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경제가 흔들리면서 부동산 역시 수요 관망세 및 심리적인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라면서 "더욱이 강남(25.57%)·서초(22.57%) 등 강남권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확대되는 등 거래량은 더욱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하락 전망은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남 집값이 하락한 데에는 한 건, 두 건 밖에 되지 않는 급매물에 따른 것으로,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15억원 초과 거래는 지난해 11월 1144건에서 12월 676건으로 줄었으며 △1월 177건 2월 222건 거래되는 등 크게 줄었다. 9억~15억원 매매거래 역시 지난해 11월 2212건에서 지난달 691건으로 절반 넘게 감소한 모습이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들이 6월 말 양도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함이나 경제위기에 따른 집값 하락 전망의 심리적인 요인으로 빠르게 처분하기 위해 급매물을 내놓은 것 뿐"이라면서 "이런 일부 급매물들이 강남 집값 하락의 시발점으로 큰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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