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코로나·유가전쟁에 R의 공포 '자유낙하'···WTI '6.1%↓'
국제유가, 코로나·유가전쟁에 R의 공포 '자유낙하'···WTI '6.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골드만삭스 "1분기 WTI 22달러, 브렌트유 20달러 전망"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시설 두 곳이 무인비행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19% 이상 폭등했다.(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국제유가가 마치 제동장치가 풀린 듯 연일 추락하고 있다. 날개꺾인 새의 자유낙하를 보는 듯하다. 기세등등한 코로나19, 사우디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R의 공포)이 증폭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1%(1.75달러) 미끄러진 26.9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6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배럴당 4.39%(1.32달러) 하락한 28.73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원유 감산 합의 실패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원유 전쟁'으로 최근 연일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 등 전 세계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봉쇄정책 등 유례없는 대응책을 펼치면서 휘발유와 항공 연료 등 원유 수요는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리스타드에너지 브조나르 톤하겐은 "강세론자들에게는 유감이지만 아직 유가가 최악까지 밀리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시장은 4월 중 석유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급 과잉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경제 활동이 둔화되고 주식시장이 고꾸라지면서 미국 경제도 침체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이 불안감을 키웠다.

한편 사우디 아람코는 4월과 5월 증산을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으며, 배럴당 30달러 수준의 유가에도 문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앞으로도 석유생산 관련 문제에 대해 산유국들과 감산 협상에 나설 생각이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 카스텐 프리치는 "석유 시장에 가격 전쟁을 시사하는 신호가 여전하다"면서 "발표된 증산 계획이 실제로 이행되면 유가는 20달러 선까지 고꾸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올해 1분기 WTI는 배럴당 22달러, 브렌트유는 2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시장은 장 마감 후 미국석유협회(API)가 발표할 원유 재고를 주시하고 있다.

국제 금값은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2.6%(39.30달러) 오른 1525.80달러를 기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