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 달] 은행권, '리스크 관리'보다 '상생'···1.5조 지원
[코로나19 한 달] 은행권, '리스크 관리'보다 '상생'···1.5조 지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상경영조직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
장기화 대비 비상경영체제 속속 구축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5대 금융지주와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5대 금융지주와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은행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보다는 상생에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비상경영 대응도 속속 마련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는 지난 2월7일 정부의 코로나19 피해 금융지원 발표 이후 지난 3월 10일까지 약 한 달간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8437억원, 민간 시중은행을 통해 7106억원 등 총 1조5544억1000억원 규모의 신규대출이 이뤄졌다. 짧은 기간동안 부실위험이 높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이 같은 대규모 지원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은행권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나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2017년 포항 지진 등 위기때마다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진행해왔다. 사태가 터질 때마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대출보다 기존 대출에 대한 만기 연장, 원금상환 유예 등에 좀 더 치중했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은행권이 대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간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와 함께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통해 장기화되는 상황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또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해 경제활동 위축 정도가 크다. 또 세계로 확산해 그 영향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은 애초 전망한 숫자(2.1%)에 미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 2.3%에서 2.1%로 낮춘 바 있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은 대출 연체의 수렁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은행권은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 적립과 함께 여신 관리를 강화하게 되고 버티지 못한 곳부터 쓰러지면서 위기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은행권은 사전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을 벌어주기로 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권은 자영업자에 대한 익스포저를 갖고 있는데 경기 하락으로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으면 연체 등 부실로 이어져 은행과 기업 모두 위험해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버틸 수 있으면 은행의 건전성에도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적극적인 금융지원과 함께 경영환경 급변에 대비한 비상대응조직도 구성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날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산하에 전략총괄팀, 재무관리팀, 리스크관리팀, 마켓센싱팀 등을 두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금융시장의 주요 지표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여 위기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도 지난해 말 세운 사업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농협금융은 당초 올해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축소해 세웠는데 재차 하향조정하겠다는 것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도 비상경영회의를 소집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코로나19에 대한 그룹의 위기 대응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가 경제 위기극복에 앞장설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도 비상경영대책위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코로나19 위기 극복 이후에는 고객 중심의 금융 혁신 방안을 지속 추진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로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