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춘래불사춘'···코스피 1670선 '뚝'·환율 10년來 '최고'
금융시장 '춘래불사춘'···코스피 1670선 '뚝'·환율 10년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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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년5개월 만에 최저···外人 9일간 7.4조 '팔자'
코스닥은 2% 급반등…원·달러 환율 17.5원↑1243.5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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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김희정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닷새째 급락세를 이어가며 1670선까지 주저앉았고, 원·달러 환율은 근 10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원화값 하락)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위시한 글로벌 통화 당국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의 부양책을 펼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에 만연한 공포심리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양상이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42p(2.47%) 내린 1672.4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74.02p(4.32%) 급락한 1640.84에 출발한 후 상승 반전하며 오전 한때 1722.97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재차 반락하며 1670선으로 밀렸다. 이날 기록한 종가는 지난 2011년 8월5일(1666.52) 이후 8년5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주식시장의 침체는 불가피해 보이는데, 이는 시스템 리스크의 구조적 문제보다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며 "현재 관점에선 한국경제가 구조적 침체 함정에 빠지는지가 중요한데, 그 충격을 상쇄시킬 정책방어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지수 1750선 이하에서는 추격 매도는 무의미하고, 정책 효과를 반영하는 반등을 기대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류종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국의 정책 공조가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이 지수 하단을 지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확실시 된 것은 아닌 만큼, 추세적인 반등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이 언제쯤 멈출지, 어느정도 수준에서 경제 충격이 마무리 될지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지금 당장 'V자' 반등을 기대하기보다 변동성 높은 상황에서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치료제가 개발되고 그 효과가 확인된다면 주가는 반등하겠지만, 그 전까지는 뉴스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매매주체별로는 9거래일 연속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1조9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7조4460억원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난 1월20일 이후로는 무려 13조1911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은 9일째 매수 기조를 지속하며 6019억원어치 사들였다. 기관도 3556억원 매수 우위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5215억8800만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보험(-6.71%), 은행(-5.51%), 금융업(-5.02%) 등 금융주가 급락했고, 전기가스업(-4.75%), 운수창고(-4.52%), 운수장비(-3.51%), 증권(-3.31%), 철강금속(-3.14%), 통신업(-3.01%), 전기전자(-2.64%), 건설업(-2.15%) 등 전 업종이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3.27%)와 SK하이닉스(-0.25%)가 닷새째 내림세를 이어갔고, 삼성바이오로직스(-2.91%), NAVER(-2.58%), LG화학(-1.92%), 현대차(-3.38%), 삼성SDI(-2.77%) 등도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셀트리온(1.51%)과 LG생활건강(0.09%)는 올랐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상승종목이 635곳, 하락종목 238곳, 변동 없는 종목은 32곳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은 장중 극심한 변동장세를 펼친 끝에 5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22p(2.03%) 오른 514.73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16.49p(3.27%) 내린 488.02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4%대 급락하며 483.51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후 낙폭을 만회해 나가며 510선을 회복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4.44%)와 에이치엘비(8.50%), 펄어비스(6.90%), 스튜디오드래곤(2.24%), 케이엠더블유(4.57%), 씨젠(10.52%), 휴젤(12.28%), SK머티리얼즈(6.02%), 에코프로비엠(0.43%) 등 시총 상위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지수 상승으로 이어졌다.

조병현 연구원은 "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업종의 수익률이 차별적으로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며 "전반적으로 시장 전체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유동성 등과 관련해 성장주 성격을 지닌 헬스케어업종으로 자금이 먼저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다만 "아직까지 시장 변동성이 완전히 축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아직까지는 변동성 구간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1240원대에서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7.5원 오른 12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124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0년 6월11일(1246.1원) 이후 약 10년 만이다. 환율은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무려 50.5원 폭등했다.

이응주 DGB대구은행 차장(수석딜러)은 "지금 외환시장은 패닉 상태"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을 이탈하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확보할 수 있는 유동성은 모조리 확보하자는 심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은행 외환딜러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비상경제회의를 구성을 지시하고, 금융·외환시장 관리를 강조해 일단 내일(18일)은 잠시 진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인 13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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