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한빛원전···이번엔 3호기서 '철근 노출'
바람 잘 날 없는 한빛원전···이번엔 3호기서 '철근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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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 원전 (사진=연합뉴스)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원전.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한빛원자력발전소 3호기 격납건물에서 공극(구멍)에 이어 최근 외벽 콘크리트 부식으로 철근이 노출되면서 지역사회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가 3호기 철근 노출을 수개월간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한빛 3·4호기 안전성 문제에 대한 정부차원의 진상 규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7일 한빛원전민간감시기구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빛 3호기 격납건물 외벽 콘크리트에서 수평철근 3개, 방사전단철근 175개 등 총 178개의 철근이 노출됐다. 민간감시위원회는 다음날인 11일 한빛원전 본부장 등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2017년 5월 18일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한빛 4호기는 당초 지난달 29일에 정비를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2018년 5월 11일에 정비를 시작한 3호기도 지난달 25일에서 5월 31일까지 정비 기간을 늘렸다. 지난해 민관합동조사단은 4호기 격납건물 주증기배관 하부에서 깊이 157cm 규모의 대형 공극을 발견하는 등 한빛 3‧4호기에서만 221개의 공극이 발견된 바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안전성 관련 구조물 특별점검과 격납건물 가동중검사 수행 중 외벽에서 올해 3월 기준 178개의 철근 노출이 발견됐다"며 "해당 철근 노출은 다른 원전에서 진행 중인 구조물 특별점검에서 발견된 사안과 동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안위는 2017년 9월부터 전체 가동 원전 25기를 대상으로 콘크리트 구조물 특별점검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같은해 8월 열린 제106회 원안위 회의에서 관통부 하부의 공극을 확인하기 위해 점검기간을 1년 연장했다. 공극 외에도 지난해 기준 12개 호기에서 철근 노출과 이물질, 외벽 마감 불량 등이 발견됐다. 

가동중검사는 원안위 고시에 따라 5년 주기로 격납건물의 콘크리트 표면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하는 검사다. 2018년 7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3호기의 가동중검사는 기본 검사에 원안위 특별점검이 맞물려서 진행된 셈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노출된 철근에 부식 현상은 없었다"며 "콘크리트 열화로 인해 철근이 외부로 노출된 것으로 추정 중"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사업자가 최소 4개월 전 해당 사안을 인지했음에도 알리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간감시위원회 한 위원은 "2014년 가동중검사 당시 격납건물 외벽에서 박리, 들뜸 현상이 발견돼 관리 추적을 하던 중 2017년부터 실시된 특별검사와 맞물려 다시 점검하다 철근 노출이 확인된 것"이라며 "지난해 11월 4일자로 발행된 불일치사항보고서(NCR)에 관련 내용이 기록됐지만 지난 10일 주민 제보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NCR은 공사 도중 발견된 문제점이나 부적합 사항에 대한 내용 및 처리 방안을 담은 보고서다. 
 
이 위원은 "지난해 민관합동조사단에서 격납건물 외벽을 살펴봐야 한다는 요청을 지속 제기했음에도 외벽 철근 노출 문제를 지역에 알리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기 힘들다"며 "11일 회의 당시 한수원 측은 이번 건의 경우 지역에 알려줄 의무는 없었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연이은 문제로 지역에서는 3‧4호기를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빛핵발전소 1·3·4호기 폐쇄를 위한 광주비상회의'는 지난 13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즉시 가동을 전제로 한 한빛원전 3호기 구조건전성 평가와 구멍 메움을 중단하라"며 "정부는 한빛원전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책임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을 묻고 즉각 폐쇄 절차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원안위와 한수원,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은 한빛 3·4호기 공극 현안 해결을 위한 유관기관 협의체를 구성한 바 있다. 이에 현재 영광 지역에서는 협의체를 신뢰할 수 없으니 국무총리실과 산업통상자원부가 직접 나서 대안을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106회 원안위 회의에서 보고된 '한빛 3·4호기 콘크리트 공극 관련 안전성 확인 계획안'에 따르면 한수원은 백텔(Bechtel) 등 해외설계사를 통해 구조건전성 평가 결과와 보수방안을 별도 검증하고, 원안위는 콘크리트학회 등에 한수원의 평가 결과를 의뢰한다. 또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극 보수방법과 절차의 적절성 확인을 위한 실증시험(Mock-up) 전 과정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원안위 관계자는 "유관기관 협의체의 실질적인 활동은 격납건물 구조 건전성 평가와 제3자 검증이 완료된 이후 시작할 것"이라며 "3자 검증은 한수원과 원안위가 각각 실시하며 원안위는 콘크리트학회 등에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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