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314개사 정기주총 집중···의결 정족수 충족 '비상' 
이번주 314개사 정기주총 집중···의결 정족수 충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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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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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이번주 상장사들의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다가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주주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안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가 이번주(16~20일) 잇따라 열린다.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상장사 사외이사의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사외이사들이 상당수 교체되는 등 지난해에 비해 민감한 주총 안건이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주주들의 참석률이 저조할 경우 기업들은 안건 처리 자체를 못할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을 비롯, 이번주 정기주총을 여는 기업은 314곳에 달한다.

18일 개최 예정인 삼성전자의 올해 주총에서는 한종희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의 사내 이사 선임, 지난해 재무상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 등의 안건이 처리될 예정이다.

19일 개최 예정인 현대차 주총은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총수 바통을 이어받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부친인 정몽구 회장의 사내 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정 회장은 21년 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미등기 임원이 된다.

이외 SK하이닉스는 이천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이석희 대표이사와 박정호 이사회 의장을 3년 임기의 사내이사에 재선임하는 안건을,  LG화학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주총을 열고 권영수 ㈜LG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금융권 역시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주총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20일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25일  우리금융지주, 26일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다.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서는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손태승 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안건이 올라가 있다. 

19일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손해보험, 20일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흥국화재가 주총에 실시한다. 이어 23일에는 한화생명, 25일 미래에셋생명, 26일과 27일에는 동양생명과 코리안리가 주총을 예고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주총을 연기할 경우 이익 배당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사내·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 등을 감안해서 당초 일정에 따라 진행하기로 했다

이처럼 재계와 금융권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부담을 안고도 주총을 강행키로 했지만, 안건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12일 열린 중견 건설업체 이테크건설 정기 주총에서 상근감사 선임 안건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됐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의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진행된 주총에는 500개 좌석 중 200석 정도만 채워졌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주주들이 불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불참 주주의 의결권을 보장하고자 전자투표제, 의결권 위임 등 대안을 마련했지만 결국 의결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 건을 부의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테크건설 뿐 아니라, 이달 11일 진행된 코스닥 상장사 디에이치피코리아와 샘코의 주총에서도 감사 선임 건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불참하는 주주들이 많아지면서, 특히 감사 및 감사(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의 주총 안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이자 발행주식 총수의 25% 이상을 얻으면 통과되지만, 감사 선임의 경우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3%룰’이 함께 적용된다. 이전에는 주총 불참 주주의 의결권을 다른 주주의 투표 비율대로 분배하는 '섀도보팅제'가 있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2017년 말 이 제도가 폐지된 이후 기업마다 감사 선임안 처리를 위한 정족수 확보가 여의치 않아졌다. 여기에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주주들의 참석마저 저조해 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우려로 가급적 전자투표로 참여해 달라고 주주들에게 요청한 상태다. 주총장에 직접 오는 주주수가 지난해보다 적을 것으로 우려되면서 전자투표를 독려함으로써 의결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서다.  

26일 주총을 예정하고 있는 SK텔레콤은 주주총회 회의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를 위해 SK텔레콤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리는 주총 현장을 실시간 동영상 중계하기로 했다. 온라인상에서 받은 주주들의 질문에 대해 CEO 등 경영진이 주총 현장에서 답변하는 방식을 채택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독려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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