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11년來 최대···위험안고 매수·'깡통계좌' 속출 우려  
'반대매매' 11년來 최대···위험안고 매수·'깡통계좌' 속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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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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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최근 국내 주식의 주가 폭락으로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약 11년 만의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주가 급락에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깡통 계좌' 속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주식 반대매매 규모가 하루평균 137억원으로 2009년 5월(143억원)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하루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2월 94억원에서 올해 1월 107억원, 2월 117억원 등으로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연이어 폭락하자 주식 미수금이 더 쌓이고 증권사가 강제 처분에 나선 부실 주식이 늘어난 것이다. 

미수금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투자자가 외상으로 산 주식(미수거래)에 대해 결제 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는 주식을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에 나선다. 증권사는 미수거래 투자자들이 3거래일 후 돈을 갚지 못하면 4일째 되는 날 남은 주식을 강제로 매도 처분할 수 있다. 

증시가 하락할수록 저점 매수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연일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인들의 미수거래가 많아지면서 앞으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 규모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은 13일 폭락장에서도 주식을 4435억원어치(유가증권시장 기준)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개인 순매수 금액은 15조3224억원으로 늘어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코스닥지수가 장중 14% 가까이 폭락하면서 일부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금액은 10조1345억원(11일 기준)으로 불었다.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도 18조19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7000억원 이상 늘었다.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끈 차액결제거래(CFD)의 경우 앞으로 증시가 추가 하락할 경우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우려된다. CFD는 주식 매수와 매도 금액의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으로, 종목과 증권사에 따라 최대 열 배까지 레버리지를 동원할 수 있다. 13일 주가 급락으로 CFD로 인한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출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이런 점을 고려해 오는 16일부터 6개월 동안 공매도 금지 조치와 함께 증권사의 신용융자담보비율 유지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이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주식에 대한 과도한 반대매매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금융위는 증권사 내규에서 정한 담보 유지 비율을 준수하지 않아도 제재를 받지 않도록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하기로 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시장안정 대책 발표 당시 "증권사들은 우리 자본시장 생태계의 구성원인 만큼 투자자 이익 보호와 시장안정을 위해 담보 비율 하락에 따른 기계적인 반대매매를 자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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