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급락한 국내 증시, 'V자형' 반등 물건너 갔나
추가 급락한 국내 증시, 'V자형' 반등 물건너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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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파이낸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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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던 국내증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에 급락했다. V자형 반등을 예상해온 증시전문가들은 완만한 U자형 반등 또는 L자형의 장기침체 우려도 내놓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3.94p(3.87%) 하락한 1834.33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23% 하락한 1808.56까지 하락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5년 8월24일(1829.81) 이후 4년7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오후 1시 4분경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선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에서 매도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같은날 코스닥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32.12p(5.39%) 하락한 563.49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의 급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경기와 국내 기업의 실적 우려 등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서 시장의 기대와 달리 대규모 부양 정책 등을 발표하지 않은 것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증시전문가들은 V자 반등보다 완만한 U자형 반등을 보이거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거나 반등하지도 못하는 L자 국면이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V자 반등을 보이기 위해선 현재 상황보다 좋은 내용이 나와야 하는데, 유럽과 미국 등 해외에서 코로나19 이슈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V자 반등에 대한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단언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약 15~16거래일간 13% 정도의 조정을 받았다"며 "단기적으로 국내증시가 크게 낙폭을 조정받은 것은 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시장이 빠르게 반등이 시작된다면 시기는 3월 중순 이후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바닥확인 과정을 길게 가져간  후 빠른 반등을 보이는 U자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던 것은 기업 이익이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인데, 코로나19이슈 때문에 1분기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L자 국면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장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 동안 감염병이 발발하면 통상적으로 경제는 급격한 하락과 반등을 가져오는 'V자형'패턴을 보였던 만큼, V자 반등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판단했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이탈리아, 이란 등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지만, 검사키트를 확보하면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국면인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러한 사태가 안정이 되면 투자심리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사례들에 따르면 국내증시가 많이 빠졌을 때, 대부분 V자 반등이 나타났던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V자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은 길어봤자 3월 말~4월 초에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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