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신용보고서②] "코로나19, 과거 전염병보다 금융시장 변동성 커"
[통화신용보고서②] "코로나19, 과거 전염병보다 금융시장 변동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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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주가·장기금리 33거래일째 직전 수준 하회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둔화되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설비투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코로나19가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큰 변동성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12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로나19 발생에 따라 세계최대 교역·관광교류국인 중국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소비가 감소하고 수출과 생산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탈리아 등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의 파급경로에 대해 가계 경제활동 위축으로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내소비가 둔화되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투자심리 약화로 설비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또 과거에 비해 중국의 경제규모와 글로벌 분업구조를 통한 세계경제와의 연계성이 확대된 점, 코로나19가 여타 국가로 확산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세계교역 감소 및 글로벌 가치사슬 훼손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이전의 감염병 발생 시보다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의 경제적 파급 영향은 확산 정도 및 지속기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현재로서는 그 영향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면서 "코로나19가 향후 성장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금융시장 반응과 과거 감염병 사례를 비교해 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주요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주가 및 장기 시장금리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응 정도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비해 큰 편이다.

실제 코로나19 발병 직후 주가는 8거래일 만에 6.4% 하락해 사스 2차 확산 시(-9.3%)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을 보였으며,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확산된 2월19일 이후 주가의 최대 하락률은 11.5%에 달해 사스 2차 때보다도 컸다. 장기금리의 경우 최대 하락폭은 코로나19 확산 직후에는 21bp(1bp=0.01%p)로 과거 사례 평균 수준(-22bp)이었으나 2월19일 이후 최대 27bp 추가 하락했다.

회복속도 측면에서도 과거 감염병 확산 당시에는 금융시장 가격변수들이 사스 2차 직후의 장기금리를 제외하면 충격 발생 후 13거래일 이내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이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주가와 장기금리 모두 33거래일이 지난 9일까지도 직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외국인 증권투자는 채권과 주식이 다소 상이한 모습을 나타냈다. 채권투자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인은 27거래일 동안 현물채권 투자를 3조7000억원(보유잔액 대비 3.0%) 확대했다. 반면 주식투자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이후 27거래일간 5조4000억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는 신종플루 당시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한 주요국의 정책금리 큰 폭 인하 등으로 외국인이 5조60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아울러 메르스와 사스 확산 때에 각각 소폭의 순매수와 순매도를 보였던 것과도 다소 다른 모습이다.

반면 회사채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도 신용스프레드가 소폭 확대에 그치는 등 신용경계감에 큰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이는 메르스 및 사스 당시 신용스프레드가 상당 폭 확대돼 지속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특히 사스 확산 시에는 신용카드사 부실 및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등의 영향도 가세하면서 회사채 신용스프레드가 30거래일 평균 우량물(AA-)은 47bp, 비우량물(BBB-)은 87bp 확대된 바 있다.

이와 달리 이번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신용스프레드가 우량물과 비우량물 모두 평균 1bp 내외의 상승에 그쳤다. 발행시장에서도 연초 기관들의 투자 재개 및 채권형 펀드 수신 증가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투자수요가 뒷받침되며 우량·비우량물 모두 순발행을 기록하는 등 회사채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이어간 것으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시장 가격변수 변동성이 재차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세계 경제 및 글로벌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 우리나라 경제와의 연관성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가운데 예상과 달리 동 감염병이 지역사회 감염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의 빠른 진행과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시장 심리가 취약해져 있어 앞으로도 금융시장이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보다 주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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