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지방 분양시장 '패닉'···중견건설사 한숨만
코로나19에 지방 분양시장 '패닉'···중견건설사 한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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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도 걸림돌 일정 꼬여···양극화 심화 우려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수도권 신규 분양단지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분양을 앞둔 중견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분양 일정을 강행하자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홍보 활동이 쉽지 않고, 분양을 미루자니 4월 총선이 걸림돌이다.

4월 이후로 분양을 연기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수도권보단 지방 물량이 많은 터라 연기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수도권·대형 브랜드 단지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분위기다.

12일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회원사인 중견건설사의 분양계획을 조사한 결과 이달 공급물량은 총 1만8448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7136가구)보다 158%, 전년(6904가구)보다는 167%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서울 607가구, 경기 2904가구, 인천 1177가구 등 수도권에서 4688가구를 분양한다. 나머지 1만3760가구는 지방 분양물량이다. 대구에서만 2695가구가 공급되며, 울산 2697가구, 부산 1797가구, 광주 907가구, 대전 849가구 등 순으로 물량이 많다.

3월 분양계획 물량이 급증한 이유는 당초 봄철 성수기에 맞춰 비교적 많은 물량을 배정해 놓은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달 일정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26개 단지에서 1만9134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으나, 실제 분양된 곳은 15개 단지, 1만558가구에 그쳤다. 일반 분양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7812가구로, 예상치(1만5465가구)의 절반 수준만 공급됐다.

이달 물량도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일정이 또다시 연기될 공산이 크다. 특히 중견사의 분양물량 중 대다수가 지방 단지라는 점에서 분양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별다른 홍보 없이도 수요가 몰리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경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대면 홍보 활동이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사이버 모델하우스도 고려하고 있지만, 지방은 실물을 볼 수 있는 견본주택에서의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코로나19로 쏠려있어 몇몇 단지는 4월 이후로 연기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4월 이후의 분양시장 전망도 좋지 않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금융비용도 부담이지만, 연기된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리면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한 중견사의 물량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진정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4월 이후로 분양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대형브랜드와의 경쟁을 염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으로선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획을 짜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지방의 분양경기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입지·가격 경쟁력이 있는 일부 단지는 청약 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단지와의 양극화·국지화는 더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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